『그러면 지금까지의 설명으로 보자면 교육에서 유전이 중요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환경은 여기에 어떻게 작용하는 것입니까?』
교육을 형성으로 보는 견해 가운데서는 유전과 환경은 분리해서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동과 교사와 교재는 교육의 3대 요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동을 유전으로 본다면 교사와 교재는 아동의 교육에 있어서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인간이 육성되는 점을 생각할 때 교육적으로 말해서 환경을 빼놓고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앞에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고 했지만 콩을 기름진 땅에 심어서 잘 가꾸었을 때와 메마른 땅에 심어 그냥 버려두었을 경우 그 열매는 서로 다릅니다. 사람의 경우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흔히 왕대밭에 왕대 나고 설대밭에 설대 난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힘으로 설대밭에 왕대가 나도록 노력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또한 교육의 신념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인도의「늑대 어린이」의 이야기가 잘 말해 줍니다.
이 이야기는 인도의 신프(Singh)라는 목사가 선교차 여행 도중 숲 속의 늑대굴에서 이상한 동물(사람 같기도 하고 짐승 같기도 한)을 발견한 것입니다. 한참동안 이 이상한 동물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이것이 결코 보통 동물이 아님을 안 그는 그 이상한 동물을 데리고 왔습니다. 엄밀하게 조사해본 결과 틀림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본래 이 세 아이는 형제 간이었는데 맨끝의 한 아이는 데리고 온 즉시 죽어버리고 다섯 살 일곱 살 두 아이가 살아 남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그들은 늑대가 하는 행동만을 했더랍니다.
밝은 것을 싫어하여 어둠을 찾아 몸을 숨기고 밤에는설치고 낮에는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음식은 비린 내 나는 것을 좋아하며 화식보다는 생식을 좋아하고 네 발로 기어다니며 소리는 늑대의 짖는 소리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아이를 사람으로 키우고자 신프 부처는 온갖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마침내 두 발로 걸을 수가 있고 간단한 말도 익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아이들은 결국은 정상적인 인간 생활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당한 수준에까지 도달한 것은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동물 아닌 인간이었다는 사실이며 인간이었기에 인간적 학습과 교육이 가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늑대 어린이의 이야기 이외에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입니까. 첫째 인간은 인간 생활을 해야 인간이 되지 늑대굴에서 늑대 생활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가 어떤 연고로 늑대 굴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늑대 굴에서 늑대와 더불어 생활하다 보니 시각 청각 미각 촉각 등 감각의 발달도 늑대를 닮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는 보통 그 어머니의 모든 것을 닮아가게 마련인데 이아이들의 어머니 역할은 늑대가 한 것입니다.
둘째로 교육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늑대로서 생활하고 있는 이아이들을 인간으로서의 생활을 맛보게 한 것은 교육의 힘인 것입니다. 만약 신프 부처가 데리고 온 것이 사람의 자식이 아니고 늑대 새끼였다면 두 발로 걷는 일이나 말을 하는 일이나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일은 결코 그들의 노력으로는 성취시킬 수가 없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여기서도 교육의 기본 조건은 분명히 유전과 환경임을 증명해주는 바입니다. 그런데 실제 교육에 있어서 우리가 잘못 생각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예컨데 유전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하거나 또는 후천적인 환경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하는 생각들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어느 쪽도 아니고 그 양쪽 다입니다. 유전을 강조하는 쪽도 환경을 아울러 포함하고 있으며 환경을 말하는 쪽도 유전을 전제해 두고 있는 것입니다.
공부만 잘 하고 몸은 허약하며 또 몸은 건강하나 머리가 나쁜 아이라면 아무도 탐탁하게 여기지 아니할 것입니다. 몸과 머리가 다 같이 우수하고 건강할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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