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도 해명할 수 없는 일본「아끼다」시「목각 성모상의 눈물!」이 사건이 일본의 각 매스콤을 타고 전국에 보도되자마자 일본 내 교회를 비롯한 각계에서는 일대 혼란이 일어남은 물론 심지어「세계를 미신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작정이냐」는 등 온갖 신랄한 비판이 빗발치듯 했다. 이 글은 이러한 일본 각계의 심한 비판과 이 기현상의 진위를 둘러싼 온갖 시비 속에서 오랜동안 이에 의문을 품어온 한 일본인 신자 하세가와 노보루(長谷川昇)씨가 직접「아끼다」의 성체봉사수녀원을 순례, 성모상의 눈물을 목격하고 쓴 수기로서 지난 5월 1일과 2일에 있었던「성모의 눈물」을 더 한층 실감나게 입증시켜 주고 있다.
5월은 바로 성모성월이다. 내가 보도망을 통해 이 문제의 기현상 얘기를 들어온 지 꼭 1년이 되었다. 그동안 그렇게도 별르고 별러왔지만 좀체로 주어지지 않던 기회, 이제 이 기회를 통해 이번에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순례를 가기로 결정했다.
76년 5월 1일 비록 출발이 좀 늦긴 했지만 일부러 얻은 어려운 휴가이기에 나는「아끼다」를 향해 차를 몰고 또 몰았다.
「과연 목각 성모상에서 눈물이 나올 수 있을가? 전 일본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이 기현상은 무엇을 뜻하는가」차를 모는 내 머리 속에서는 갖가지 의문이 샘솟듯 했다.「아끼다」「유사와다이」(台)에 있는 성체봉사수녀원에 내가 도착한 것은 5월 2일 아침 6시 반이었다. 수녀원에서는 벌써 아침미사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그런데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어디선가 아름다운 꽃 향기가 코를 찌르듯이 강하게 퍼져나오지 않는가? 주위를 둘러봐도 현관에는 아무런 꽃도 없는데 도대체 이 강한 꽃 향기는어디서 나는 걸까? 의혹을 품은 채 아무리 살펴봐도 현관에는 저 한쪽 귀퉁이에 우산과 장화가 있을 뿐이다.『이상하다』생각을 하면서 나는 나를 맞아주는 수녀님을 따라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막 강론이 시작된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성체께 대해 불경스러운 짓인 줄 알면서도 성당 내부 여기저기를 흘끔흘끔 돌아보았다. 성당 안에는 30명 가량의 사람들이 아침미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제단 앞에는 들국화가 꽂혀 있고 제단을 향해 좌편에는 수선화 3가지가 꽂혀 있었는데 오른편 모퉁이 바로 거기에 문제의 목각 성모상이 십자가를 배경으로 안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50cm 가량의(필자註=성모상 발에서 머리까지의 길이) 성모상을 가로질러 그 둘레에는 아름다운 동백꽃이 꽂혀 있었다.
성당 안에 꽉 찬 향기는 장미꽃 향기뿐이었다. 그런데 문제의 그 꽃 향기, 즉 내가 현관에서 강하게 느낀 그 향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궁금증을 안은 채 영성체할 때가 와서 나는 제단 가까이로 갔다. 두 무릎을 꿇고 제단 앞에 꽂힌 생화의 향내를 맡아 보았으나 거기서는 절대로 문제의 그 향기가 나지 않았다.
미사가 끝난 후 나는 이 향기에 대해 수녀님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그것은 바로 성모 마리아의 향기입니다』수녀님의 대답은 아주 자신에 찼고 정중했다. 그런 후 수녀님은『어제 오셨더라면(註=성모성월 첫날ㆍ5월 1일을 말함) 성모 마리아의 눈물을 보셨을 것을』하시며 무척 유감스럽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지난날 밤이 새도록 자동차 핸들을 잡고 오직 이 성모 마리아를 뵙는다는 일념으로 달리고 달려온 관계로 한 잠도 못 자고 지금 겨우 도착했다고 얘기한 후 여기 와서 성모상을 뵈온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설사 그 눈물 흘리시는 현상을 내 눈으로 목격 못했어도 섭섭히 생각지 않는다고 겸손스레 말했다.
그러나 어찌 그 현상을 못 본 게 원통치 않을 수 있으랴. 나는 애써 유감스러움을 잊으려 했고 또 어찌됐던 내 마음은 무척 기뻤다.
그런데 5월 2일 오늘 이곳「아끼다」(秋田)에는 도교 록뽕기(六本木)성당에서 온 부인회 단체 또 도꾜 깃쇼지(吉祥寺)성당에서 온 남자 단체 그리고 다른 지방 즉 센다이(仙台) 니이가다(新瀉) 사이다마(기玉)에서 순례 온 많은 신심단체들이 수녀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나는 우선 이곳 수녀원 지도신부이며 고백 담당 신부인 야스다(安田貞治) 신부에게 인사를 드리고 밤새 한 숨도 못잔 피로를 풀기 위해 안내 받은 방에서 쉬는 행복을 얻었다.
정오가 됐다. 삼종 종소리가 땡땡 울리자 모두들 성당으로 들어가 기도를 올린 다음 순례단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은 식당으로 갔다. 정말 즐거운 점심식사였다. 알뜰살뜰히 곱게 매만져 만든 수녀님들의 요리 솜씨는 정말 세속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진미처럼 무척 맛있었다.
식사 중 모든 화제의 중심은 어제의 일「성모 마리아의 눈물」로 다른 이야기가 나올 틈이 없었다. 오직 모든 이의 입에서는 눈물 얘기뿐이었고 그들의 눈은 감격과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돌연 식당문이 열리며『지금 성모 마리아의 눈물이 흘러 나옵니다』하는 당번 수녀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를 비롯한 순례자 전원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성당으로 달려갔다.
아!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30여명이 넘는 순례자들은 숨을 죽인 채 모두 목각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떤 이는 울고 어떤 이는 쉴 새 없이 기도를 하고 또 어떤 이는 두 눈을 반짝 뜨고 이것이 정말 사실인가 아닌가를 확인이라도 하는 양 성모상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본체만 50cm 되는 이 성모 마리아 목각상 그 중 5mm 가량의 그 적은 눈에서는 틀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눈물은 성모님의 양볼을 적시고 입술과 아래턱ㆍ그리고 가슴을 거쳐 성모님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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