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여러 가지 직업들이 있고 그 직업들은 각각 독특한 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업은 농사일을 공업은 공장일을, 사업은 장사하는 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부가 공장일을 잘 모르고 공장 기술자는 농사일을 잘 모릅니다. 만약 잘 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입니다. 말하자면 오늘날 같이 직업이 전문화 되어가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자기 직업에 충실하다 보면 자연히 다른 직업에 대한 관심이나 호기심은 별로 일어날 여유가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될수록 직업은 더욱더욱 전문화되고 직업간의 벽은 더욱 두꺼워지게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그렇지 않은 직업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곧 교육을 하는 직업입니다. 분명히 교육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밖에 사람들도 교육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또 때로는 상당한 수준의 교육적 지식까지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이 글을 읽는 엄마나 아빠 또는 학생이나 교육자 또는 그 밖의 여러 전문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다른 직업의 업무에 대해서는 몰라도 교육의 업무에 관한 한 최소한도의 자기 의견이나 또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주견이나 지식이 어디에서 온 것이겠습니까? 왜 그런 지식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나는 그러한 공통의 관심거리인 교육의 문제를 독자들과 함께 좀 더 구체적 체계적으로 이야기해 보고 싶은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 의견을가질 만큼 보편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다면 그 문제에 대하여 다 같이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는 어떤 사건이나 사태를 분명히 말하려 할 때 육하원칙(六何原則)에 입각하여 말합니다만 나는 여기서 교육의 칠하원칙(七何原則)을 말하고자 합니다. 보통 이야기되는 육하원칙은 왜(Why) 누가(Who) 무엇을(What) 언제(When) 어디서(Where) 어떻게(How)를 말하지만 나는 거기다가 누구를(Whom) 하나 더 첨가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교육을 이야기하는데 교육의 대상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첫째 왜(Why) 교육하느냐? 하는 문제부터 생각해 봅시다. 왜 교육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목적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우선 생각해야 할 것은 방향 설정의 문제가 있습니다.
교육자에서 방향 설정의 문제는 무엇을 만들어 내느냐? 어떤 사람으로 기를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가령 배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데 비유하자면 나침반이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데로 가는지 방향이 정해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어데로 가는지 어떻게 가게 되는지 모르고 배를 탔다면 모험이라도 여간 위험한 모험이 아닙니다. 만약 항해사 자신마저도 방향을 모르고 있다면 이 얼마나 엉터리 항해사이며 거기 탄 승객들은 얼마나 불운의 승객들이겠습니까?
교육의 현장에서도 자주 이런 일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마는 교육이란 항해에서는, 당장에 파도가 치거나 암초에 좌초하거나 표류하거나 전복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흔히 그러한 선장이나 항해사에 대해서 관용하거나 또는 간과해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불행을 만드는 장본인으로서는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다만 그 불행이나 불운의 현장이 시간적으로 훨씬 뒤에 공간적으로 아주 멀리에서 일어날 따름인 것입니다.
그 항해가 학교라고 하는 곳에서 행해진다고 본다면 교사는 항해사 교장은 선장 학생은 승객으로 비유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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