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놀이 퍼지는 듯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찬란하고 군대 같이 두려우신 저 여인은 누구신가?』
서울 미아리본당(주임=이상복 신부)「샛별」쁘레시디움 회합실은 주회합 1천차를 넘어선 쁘레시디움답게 까떼나 합송의 열기로 꽉 차 있었다.
1957년 1월 6일 명수대본당「평화의모후」쁘레시디움에 이어 서울대교구에서는 두 번째로 발족된「샛별」쁘레시디움(현단장ㆍ강정욱) 창립 구성원은 장년 남녀 8명이 전부. 적은 숫자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노력뿐이라는 신념으로 단원들은 똘똘 뭉쳤다.
구원의 새벽을 알리는 샛별처럼 이들이 미아리 전역에 펼쳐온 봉사의 손길은 헤아릴 수가 없다. 심한 악취로 가족들마저 꺼리는 시체 염하기를 서슴치 않았던 단원들의 봉사는 10년 이상씩 냉담 경력을 가진 냉담자 회두에서 좌절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마리아의 깊은 겸손, 완전한 순명, 끊임 없는 기도, 영웅다운 인내, 용감하고 헌신적인 하느님 사랑, 그 중에서도 그의 뛰어난 신덕을 따르기로 선서한 단원들의 신덕을 깨뜨릴 수는 없었다.
그동안 단원이 늘어 58년「병인의 나음」쁘레시디움·59년「성마리아」쁘레시디움ㆍ60년「천주의 모친」쁘레시디움ㆍ69년「지혜로우신 정녀」쁘레시디움 등 4개의 쁘레시디움을 신설, 분가시키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 20명의 부인 단원들로 구성된「샛별」쁘레시디움은 지난 3월 6일 1천차 주회합을 기록했다. 4개의 쁘레시디움을 분가시킨 후 타단원들의 모범이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야 했던「샛별」쁘레시디움, 오랜 병 간호로 시달린 가족들을 대신해 정성껏 환자들을 돌보는 이들에게 돌아오는 대가는 빈정거림뿐이었고 극성스러울 만치 열심한 단원들의 호별 방문이 귀찮았던 한 냉담신자는 이웃을 시켜 이사갔다는 등의 냉대도 서슴치 않았다.
도시계획이 제대로 안 됐던 당시의 미아리 인근 지역은 주소만 갖고 집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거미줄처럼 얽힌 집과 집 사이를 번지수와 이름만 가지고 누비기를 20년 초대단원 중 유일하게 단원으로 남아 있는 이 루치아 할머니(72세)는『이젠 집 찾기에는 선수가 돼 복덕방을 차려도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항상 성모님이 함께 하심을 믿었기 때문에 캄캄한 밤길도 무서운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한 번은 지도신부이던 박일규 신부(은퇴)가 중앙통에 사는 냉담부부를 찾아보라고 권했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신자부부였고 유일한 안내는 중앙통에 산다는 것뿐. 6명의 남자 단원이 총동원돼 저녁 내내 종암동 일대를 수색(?) 끝에 찾아낸 부부는 이미 이사간 뒤였다.
초대단장이었던 노문호(베드로ㆍ57)씨는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한 냉담자를 회두시키기 위해 6년을 노력했으나 실패한 것』이라면서 지금도 기도 중에 잊지 않는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말뿐이 아닌 행실로 그리스도를 증거해온 20년의 세월은 이들에겐 결코 길지가 않다. 자신의 일이 아닌 하느님의 일이므로 끝이 있을 수 없기 때문. 이들이 마리아의 겸손과 인내를 무기로 싸워온 그동안의 실적은 3백50명의 냉담자를 설득 1백여명의 회두시켰고 1천 명의 예비자를 지도, 영세토록 했으며 이주해온 교우들을 맞아 친선 방문 2백여 회 등 실로 놀라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우 외인환자 돌보기 상가 돌보기가 1천3배여 회가 넘어 교회 안팍에 이들의 손길이 안 간 데가 없을 정도이다.
생활 속에서 알게 모르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면서 이들이 겪어야 했던 수많은 고초와 어려움은 현세에서 돌려 받을 길은 없을지 모른다.그러나 마리아의 튼튼한 가호 아래 무장된 이들의 신덕은「샛별」쁘레시디움의 앞날을 찬란하게 비춰 줄 보석이 될 것은 틀림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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