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교수는 이「천당가」에 나오는 본향이란 말이 바로 무가에서 사용하던 용어를 차용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부분적이기는 하나 서구적 개념을 우리말로 표현하려 했던 그의 노력의 한 예를 여기서 볼 수 있겠다. 프랑스 사람으로밖에 믿지 않으리 만큼 불어를 구사했던 그가 20편에 가까운 전통적 형식의 한글 가사를 지었다는 사실은 그가 한복에 갓을 쓰고 전국을 누비며 동포의 교화에 힘썼다는 사실과 함께 주목에 값한다.
그가 한복에 갓을 쓰고 불어나 라띤어로 교회사 자료를 했듯이 그의 가사라는 4ㆍ4조의 전통적 조선시가의 옷에다가 서구의 사상을 담고 있었던 것이며 그러한 사고의 이중 구조는 19세기의 일반적 서양화의 패턴이었고 오히려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서구화의 방법으로 간주할 수 있겠다.
그가 한글로 수많은 가사를 남겼다는 사실과 함께 천주교를 중심한「한글 문화」의 중요성을 덧붙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여러분들이 천주가사와 한글 교리에서의 성행에 대한 연구 업적을 낸 바 있지만 아직도 이 19세기를 엮어온 천주교의 문학 작품들은 관심 밖에 놓여 있다.「순교문학」이라고도 할 만한 많은 작품들이 19세기의 4대 박해를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가령 최도마의 다섯째 계수인 송 아가다의「최 바실리오 우정씨 회고록」이라 동변궁홍씨의「한중록」과 거의 같은 시대에 쓰여진 많은 옥중 수기들이 그것이며 이러한「순교문학」들이 다 정리된다면 19세기의 한글 문학은 예상 외로 풍부해질 것이다.
5, 유길준의 경우
한편 유길준은 개항 후에 정부 레벨의 계획에의 한 정식 유학생의 대표 격의 인물이다. 그는 일본을 통하여 미국 유학까지 할 수 있었고 구라파의 수개국을 거쳐 귀국해서는「西遊見聞」을 써서 개화 교과서가 되게 하였고 직접 조정에 참가하여 개화의 주역이 되었다. 그는 영어도 어느 정도 한 듯하고 나비 넥타이를 맨 서양식 신사였지만 아직도 동양어로 사고하는 편이 편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대표작「서유견문」은 福尺의「西洋事情」에 의지한 바 많으면서도 그 문체는 훨씬 한문투에 가깝다. 그가 시를 썼을 때 그것은 언제나 한시였으며 그는 결국 양복을 입은 동양정신의 소유자였다. 그의 보수성은 그가 내렸던 개화의 개념에 잘 나타나 있는데 그는「개화하는 事가 타인의 長技를 취하는 의향은 자기의 善美한 자를 補하기 위함」이라 하였다. 일본의 선각자 福尺 은 유학에서 돌아와 개화의「속도」와「脫亞」를 주장한 데 반하여 그에게서 배운 유吉濬은「자기의 善美한 자」를 강조하였다. 이것은 최양업의 경우와도 비교할 수 있는데 결국 유길준이 가졌던 장애는 서양어로 사고할 수 없었다는 곳에 있으며「重尺」에 의한 개화는 한국 근대의 성격을 규정하는 특징이 될 것이다.
6, 결어
이렇게 조선인 자신이 주역이 된 서양 접촉의 길은 대륙 통로에서 태평양 통로로 판도가 바뀌고 일본을 통한 서양화는 우리의 근대화를 지연시키는 장벽이 되었음이 사실이다 .
그러나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일은 19세기 전반부터 유교적 공백상태 속에 유학생에 의한 근대화의 길이 열리고 있었으며 이는 실학파와 관련을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일본을 통한 태평양 통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데 박계수, 오경석 등의 숨은 노력은 재평가되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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