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행위」는「무엇을 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무엇이란 무엇인가? 그러기에 그「무엇」은 노동력도 되고 무술도 용기도ㆍ지도력도 지혜도 인격도 또는 의지처도 될 수 있습니다. 풍부한 인간성과 성실 근면과 건강과 학벌、재산 가문이 다「무엇」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무엇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것을 얼마나 확하여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사랑과 관련이 되는 것입니다. 있는 것만 가지고는 사랑에 미치지 못하지만 없어서는 사랑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사랑하기 위하여 우선 이것을 즉 줄 꺼리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나는 근본적으로 이 줄 꺼리를 장만하는 길은 교육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교육이야말로 가장 전형적인 사랑의 사업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사람이 어떤 사랑을 하는 경우에나 그 사랑에는 어떤 주된 형식이란 것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말하자면「주는 단계」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는 말입니다.
한 가지 형식은 말(言語)을 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는「천 냥 빚도 말로 갚는다」고 하여 말을 대단히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말로는「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하고 또한「말로서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고하여 말의 위험성 경박성도 함께 경계하고 있습니다.
여하간 사랑에 있어서 말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영국의 속담에는「표현이 없으면 인상이 없다」(No impression without expression)고 하여 사랑도 말이 없어서는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녀 간의 사랑도 말로써 더욱 강화되고 모자간의 사랑도 말로써 더욱 강화되며 사제 간의 사랑도 말로써 더욱 강화됩니다. 무릇 사랑은 말로써 강화됨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대화라고 하는 것이 말을 매체로 하는 것이며 대화 없는 사랑은 정말 답답한 것입니다. 아니 생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말이 대화로 연결될 때 사랑은 작동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의 싹이 말을 매체로 하는 대화로 말미암아 트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원리를 악용하여 말을 형식적 의례적으로 가식하는 수가 허다히 있는 것입니다. 말을 조심하라는 것은 바로 이 원리가 악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말은 사랑하는 것의 시초이고 강화하는 수단이지만 그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기만성이 짙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한 말은 차라리 행동보다 값있는 사랑의 자본이 되는 것이며 사랑의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말이 말의 값을 하자면 실천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말이 앞서는 쪽보다 행동이 앞서는 사랑을 더 값있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왜냐하면 말은 어디까지나 추상저기고 실천 행동은 구체적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행동은 물질적이며 육체적입니다. 이 행동의 단계에서 주어지는 것은 물론 물질이며 육체이지만 그것만은 아닙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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