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셔요? 즐거운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방학이 되면 늦잠도 잘 수 있고, 맘껏 뛰어놀 수도 있으니, 방학을 일 년 중 가장 신나고 즐거운 때라고들 하지요? 그래요. 학교 다니느라 늘 시간이 모자랐으니 이젠 늦잠도 좀 자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좋겠지요. 그러나 무엇이든지 알맞게 할 때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며 이것이 곧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이랍니다.
어린이 여러분들은 이번 방학을 보람 있게 보낼 좋은 계획을 이미 세웠겠지요? 미리 계획을 세워 놓았던 어린이들이나 혹 아직까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어린이들 모두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고 더욱 기쁘고 좋은 계획을 세워 보아요.
첫째, 예수님과 더욱 친하게 지내요
우리들은 모두 예수님의 친구이지요. 그런데 예수님과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되려면 예수님과 자주 만나야 해요. 매일 미사에 참례하여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모시는 것이 바로 예수님을 자주 만나는 길이지요. 그리고 예수님을 모셨으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부모님의 심부름과 공부를 하며 예수님의 친구답게 생활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이렇게 기도를 드립시다. 『사랑하는 예수님,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했어요. 이제 방학이 되었으니 매일 미사에 참례하여 예수님과 자주 만나고 게을러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어요. 매일 아침, 예수님을 제 마음에 모시면서 하루를 시작하려고 해요 예수님 도와 주셔요.』
둘째, 예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요. 예수님의 가까운 친구가 되고, 또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예수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종종 예수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듣도록 합시다. 예수님의 말씀은 마음으로 들을 수 있지요. 『예수님, 제가 조금 전에 친구에게 화를 냈거든요? 제가 잘못했지요?』하면 예수님은『그래 맞아. 내일 그 친구에게 사과해라』하고 말씀하실 거예요. 또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착한 일을 하도록 해요. 가령 청소를 한다든지, 공부를 한다든지, 심부름을 하면서 예수님과 이렇게 얘기해요. 『예수님, 예수님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청소를 해요. 예수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심부름을 즐거운 마음으로 했어요』
셋째, 예수님의 말씀을 친구들에게 전해요. 우리 어린이들의 친구들 모두가 예수님을 알고 있지는 않답니다. 아직 예수님을 모르고 있는 친구들에게 여러분의 친구인 예수님을 소개해보세요. 『얘들아, 아빠 엄마나 선생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도 좋지만 난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지낼 때가 참 좋아. 훌륭한 사람은 계급이 높거나 힘이 세거나 돈 많은 부자가 아니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게 사신 분은 바로 우리의 친구이신 예수님 이란다』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세요.『예수님, 예수님은 모든 어린이들이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시지요? 저도 그렇거든요. 예수님은 이제 제 마음속에 머물러 계시니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해요. 부족한 점을 도와주세요』
넷째, 웃음이 넘치는 명랑한 가정을 만들어요. 우리의 명랑한 마음과 밝은 얼굴은 우리가족과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줍니다. 식사를 할 때 명랑한 목소리와 기쁜 얼굴로『엄마,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고 우리 집이 행복하도록 저도 노력 하겠어요』라고 말씀드려요. 그리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해 보아요. 『예수님, 우리가정에 오시어 예수님의 뜻대로 이끌어 주셔요. 그리고 저도 언제나 예수님처럼 명랑하고 밝은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셔요』
다섯째, 온 가족이 함께 기도해요.
온 가족이 다함께 기도를 바치는 기회를 만들어보셔요. 만약 항상 기도하던 가정이라면 부모님보다 먼저 준비를 해 보셔요. 함께 기도하는 습관이 없었다면, 기도서를 찾아들고 웃으면서 『예수님은 우리가족이 함께 기도드리는 것을 가장 좋아하신대요. 다 함께 하지 않으시면 제가 식구수만큼 대신해야 해요. 예수님이 그렇게 원하시거든요』하면서 귀엽게 기도를 청합시다.
또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게 되도록 우리가 먼저 이렇게 기도해요『예수님, 우리 가정과 함께 하여 주셔요. 그래서 우리가족을 모두가 예수님과 함께 무슨 일이든지 하고 매일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요』. 이렇게 어린이 여러분들이 예수님과 함께 유익하고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밝고 건강하게 자라나 우리나라와 교회의 훌륭한 일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1986년 여름방학에
추기경 김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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