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되신 동정녀의 보호로 죽음의 그늘 아래 있는 이들의 구원을 위해 사제의 손길이 못 미치는 곳에 눈과 귀와 팔과 다리가 되어 수많은 영혼들을 영광스러운 천주의 나라로 이끌어들이기 위해 20여년을 하루 같이 불철주야 노력해온 춘천 소양로본당(주임 김종석 신부)「사도의 모후」쁘레시디움. 춘천교구에서는 제일 먼저 시작된 이 쁘레시디움이 정식으로 발족된 것은 1955년 11월 5일이었다.
당시 쁘레시디움은 성인 남자 8명으로 구성, 매주 1회의 회합으로 1천차 회합날인 지난 5월 5일까지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결코 짧다고만 할 수 없는 세월 동안 춘천 시가를 누비면서「기도하고 일한다」는 산 신앙인의 활동상은 잠들 줄 몰랐다.
55년 당시만 하더라도 소양로본당 신자는 6·25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이어서 당시 본당 총신자는 20여명 안팎이었는데 지금은 2천98명이나 된다.
흩어진 교우들을 찾아 헤매야 했고 전쟁의 포화가 이루어 놓은 폐허는 갖가지 불행을 몰고 왔다.
고아 질병 가난 삶의 좌절 등으로 상처 입은 주민들을 달래면서 온갖 희생과 설득으로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심어 왔으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 공적만이 되풀이될 뿐이었고 새 예비자 입교 권고도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해 당시의 활동상은 한마디로 힘겹기만 했다고 정원필씨(56·빈첸시오)는 술회한다.
그는 창단시부터 지금까지 활동해 오는 동안 함께 생사고락을 나누면서 신앙 안에 정들었던 단원이 새 삶의 터전을 찾아 이향하거나 혹은 사망으로 줄어들 때면 뼈 아픈 슬픔에 못 견디어 밤을 지새우기를 4번이나 되풀이했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고초와 아픔도 모두 성모께 맡기고 함께 하면 두려울 것 없다는 일념으로 참고 견뎠지만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특히 오래 앓다가 죽은 환자의 시체를 입관시키던 중 어느새 부패해 살이 손에 묻어날 때와 5·6년 폐병으로 앓다가 죽은 시체를 관 속에 넣는데 시체의 입에서 토하는 피가 튀어 얼굴에 묻던 일은 레지오 정신이 아니고는 견디기 힘겨웠다고 지난 날을 되새겼다.
이토록 숱한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총사령관인 성모께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고 의탁하면서 불타는 신앙으로 전 단원이 뭉쳐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이 쁘레시디움은 춘천「평화의 모후」꼬미씨움에 올린 사업 보고마만도 24차, 아치에스 행사만도 19회나 되며 창단 당시부터 다녀간 단원 수는 96명이나 된다.
지난 5월 16일 1천차 종합 보고서에 의하면 병자와 외인 입교 권고 등을 비롯한 7천3백19명의 대상에게 2천1백65회에 걸쳐 9천1백61시간의 레지오 활동을 펴오는 동안 1백92명의 영세자를 배출했고 96명의 냉담자를 회두시킨 것 등은 실로 놀라운 공적이다.
이 중 초상집 돌보기가 1천9백69시간, 4개 공소 교우들을 1천8백 시간 지도했고 이 중 샘밭공소에「하늘의 문」쁘레시디움을 비롯 4개 팀을 육성 배출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의 이면에 숱하게 쌓여진 희생과 봉사는 이루 다 헤아릴 길이 없다.
이와 같이 교회 안팎을 누비면서 지칠 줄 모르고 수천 세대를 찾아 헤매며 활동해온 지 20여년이 되는 지금, 그동안 뿌려진 씨앗이 열매를 맺어 여기저기서 세례 받으러 나오는 이들이 있어 더없이 보람을 갖는다고 정빈첸시오씨는 털어놓는다.
그러면서도「사도의 모후」쁘레시디움의 단장 일을 맡아 활동하다 3개월 전부터 지병으로 인해 수족을 못 쓰고 고생을 해오던 중 지난 7월 8일 별세한 황동근씨를 생각하면 아픈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 끝을 흐린다. 이토록 숱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장한「사도의 모후 쁘레시디움은 그동안 닦고 갈아온 무기는 오직 끊임 없는 기도와 완전한 순명, 그리고 용감한 활동력을 통한 승리 아니면 패망이라는 군인다운 사명감뿐이었다.
앞으로 사회악을 쳐이기는「한 평생 싸움이 끝난 다음한 사람도 빠짐 없이 당신 사랑과 영광의 나라에 모이게 하자는 까떼나의 기도문은「사도의 모후」쁘레시디움의 앞날에 더욱 풍성한 내일의 결실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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