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의 영광스럽고도 뜻깊은 승천은 실상 우리 구원의 희망이며 위안이기에 기쁘고도 즐거운 축일이 아닐 수 없다. 구원의 역사 속에 깊이 참여하신 마리아의 승천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건이 아니고 우리를 하나하나의 종말적인 완성, 결정적인 구원을 뜻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인류의 구원 계획에 있어 제일 먼저 마리아를 택하시어 구원의 도구로 삼으셨다. 구세주께서는 마리아를 통해 이 세상에 오셨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천주 성자를 이 세상에 내려오시게 하였고 아들이신 예수님은 어머니를 하늘로 모셔 가신 것이다. 마리아가 티 없이 깨끗하고 원죄에 물들임 없이 잉태되신 것도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이며 또한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을 얻으신 것도 우리 구원을 위해서이다.
주의 천사는 세계를 두루 다니며 아주 정결하고 허물이 없는 주의 종을 찾았기 때문이다.
천국에서의 마리아의 영광은 미래의 우리의 영광이 보증이며 확신이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인 동시에 우리의 어머니이시다.『어머니, 곁에 당신 아들이 있습니다』(요한 19ㆍ26) 이후 마리아는 인류의 어머니가 되시어 우리 모두의 어머니로서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신다. 그래서 우리도 언젠가는 천국이 영광을 얻을 날이 올 것이다. 마리아의 승천은 우리에게 천국의 영광에 대한 용기와 자신을 갖게 하는 동시에 확실한 희망과 위로로 나타나는 데 큰 교훈이 있다. (교회헌장 68)
마리아는 몇 가지 특전을 받으셨다 해도 어디까지나 순 인간으로서 한 평생을 하느님께 봉헌하셨다.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기적을 행하신 일은 없다. 죽음에서 면제되신 것도 아니다. 또한 고통에서 면제되신 것도 아니다. 어느 점으로 보나 어떤 사람보다도 더 고통을 받으셨다. 시메온이 예언한 칼날은 일생을 통하여 그림자 같이 따라다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리아의 생애에 있어 가장 비범한 것은 마리아의 신앙이었다. 그 점을 생각할 적에 우리는 한없는 환희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마리아는 오로지 기도와 명상으로 나날을 보내며 평생을 동정으로 지내려고 하던 참이었다. 그때 천사는 말하기를 마리아는 어미니가 될 것이고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이에 대한 마라아의 반응은 놀랄 만한 것이었다. 마리아의 신앙은 비상한 것이었다. 마리아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기 때문에 그 분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굳게 믿었다.
오직 신앙 안에서 구세주를 받아들인 것이다.『뜻대로 하소서』의 신앙은「겟세마니」의 예수님의 신앙에 필적하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이 될 것인가.
마리아는 30년이란 고독하고 단조로운 시골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침묵 속에 하느님의 섭리를 믿으셨다.
예수의 수난과 죽음에 임하는 마리아는 인간으로서의 최대의 고통을 느끼셨지만 절대로 동요됨이 없이 언제나 희망과 신뢰로 충만되어 있었다.
마리아의 눈물은 실의와 정말의 눈물이 아니었고 희망과 부활을 믿는 내일을 위한 바람의 눈물이었다.
이렇게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신앙의 나그네길을 철저히 걸으셨고 아드님과의 일치를 십자가 정사에 이르기까지 충실히 보조하신 것이다. (교화헌장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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