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에서 가장 먼저 조직된 진해 중앙본당의「결약의 궤」는 그 설립이 본지 가톨릭시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레지오 마리에가 1953년도에 한국에 진출한 이래 목포를 비롯 광주ㆍ부산 등지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을 때 이 본당의 한 청년이 가톨릭시보에서 레지오 마리에에 관한 기사를 읽고 56년 당시 본당 주임이던 장병화 신부(현 교구장)에게 문의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장 주교의 배려로 급기야 광주에서 레지오 단원 1명이 본당에 파견돼 3개월을 머물면서 레지오활동 전반에 관해 지도한 끝에 남교우들의 규합이 어려워 시험 케이스로 조직한 것이 여자 장년들로 구성된「결약의 궤」쁘레시디움.
56년 4월 40대 전후의 여신자 11명으로 첫 발을 내디딘「결약의 궤」는 지난 18일로 1천35차의 주회합을 기록하면서 성인 쁘레시디움으로 성장했다.
단원들은 자신들이 마리아 군단의 사병들임을 자부하면서 비록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르지만 전교와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을 돕는 일이면 성모님의 뜻일 것으로 믿고 쉬지 않고 뛰었다.
창단 멤버의 일인으로 현재는「오묘한 매괴」쁘레시디움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장마리아(58) 여사는『모시 적삼을 새 것으로 갈아입고 전교를 나갔다가 소나기를 맞아 물에 빠진 새앙쥐 격이 됐어도 신자가 불어나는 데 보람을 느껴 지칠 줄 몰랐다』고 회고한다.
창단 이듬해부터 활동해왔다는 박마리아(62) 여사는 마귀 들렸던 마을 주민 전체가 가톨릭으로 귀화한 얘기를 이렇게 들려준다.
『당시 풍호동에는 대나무가 꽂혀 있지 않은 집이 없을 정도로 무당이 성행했다.
그런 동네에서 마귀 들린 한 노파를 우리 단원들이 수십 차례의 노력 끝에 구마시킨 결과 모두가 단원들을 초청, 마귀를 쫓은 다음 온 동네가 교회에 나오게 됐다』고 한다.
또 단원들이『기적』이라고 생각케 하는 이런 일도 있었다. 장(腸) 밀착에 정신이상까지 겹친 환자가 회복 불가능으로 병원에서 내쫓겼다. 이 소식을 접한 단원들은 마지막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그 환자 집으로 달려갔다. 한여름이라 배에서 흘러나오는 고름 냄새는 차마 견디기도 어려웠지만 오직 구령을 위해서는 못 해낼 일이 없었다. 한 달여에 걸친 단원들의 간호와 기도의 힘으로 환자는 완치되고 영세 입교하여 지금은 건강히 지내고 있단다.
한편에선 외교인 입교 권면, 병자 및 상가 방문, 냉담자 회두 등 외부활동을 계속하는 동시 단원들의 증가에 따른 쁘레시디움 분가와 연령별 새 쁘레시디움 조직도 앞장서 이끌어야 했다.
「결약의 궤」에서 창단 이듬해인 57년 1월에「오묘한 매괴」쁘레시디움 12월에 또 다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모후」쁘레시디움이 각각 분가, 3개 쁘레시디움 단원 40여명이 오늘의 중앙본당을 음으로 양으로 살찌우고 풍요케 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성싶다.
현 단장 조데레사(63) 여사는「결약의 궤」가『한때 간부급의 원인 모를 집단 불참여로 단 2명이 주회합을 해야 했던 적이 가장 가슴 아팠다』며 현재 14명인 단원 수가 5~6명이 더 불어나면 또 다시 분가할 뜻을 비쳤다.
젊었을 땐 아이들 뒷바라지와 남편 시중 들기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레지오 단원으로 20년을 살아온 이들은『죽는 순간까지 한 사람이라도 더 주의 품에 인도하고 싶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과거 20년간의 단원들 활동 내역을 묻는 기자 질문에『글이 짧고 미처 생각을 못해 기록해 두지 못했다』로 말하는 조 단장은「결약의 퀘」장래를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꼭꼭 기록해야겠다면서 40대의 서기 집을 찾아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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