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 천주가사의 시대 구분
현재 필자가 수집한 천주가사는 1백여 편을 넘는다. 그 중 필사본이 50편, 경향신문(1906~1910)이 41편, 경향잡지(1911~1918)가 36편으로 4ㆍ4조와 7ㆍ5조의 창가 형식으로 돼 있다. 시대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이 3기로 나눌 수 있다.
①제1기=성교회 창건기의 작품들(1779년 주어사 강론부터 1081년 순조 원년 신유교난까지)로서 공서파에 대한 신서파의 호교론적 사상이 짙게 나타나 있다. 죄 짓고서 두려운 자/천주 없다 시비 마소/(중약)…천당 지옥 가 보았나/세상 사람 시비 마소/있는 천당 모른 선비/천당 없다 어이 아노/시비 마소 천주 공경/믿어 보고 깨달으면/영원 무궁 영광일세(천주 공경가에서)
②제2기=박해 및 전교시대의 작품들(신유교난)(1801) 이후부터 병자 수호조약(1876)까지로 이때는 기해(1839) 병오(1846) 병인(1866) 등 큰 박해가 있던 때로서 도마 최양업 신부가 주로 활약했다. 최 신부의 작품으로 현전하는 것은 약 20여편, 그 중「사랑가」「삼세대의」「션종가」등은 대표적인 작품이다. 여기서는 유교사상에 대한 저항성이 상당히 강렬하게 나타나고 있다. 도리셜사 올타한들/남안는걸하나단말가/동국에서 생장하야/서국법도한단말가서국법도 행할진대/동국의관 쓰지말지(思瑯歌에서) 여기 대하여 다음과 같이 답함 외국 도로 배척하면/외국 문자 엇지 쓴고/…중략…네 일생에 쓰는 거지/외국 소리 즉잔토다/가레건이 상례건이/본국의셔 지은 거냐/복셔건이 슬셔건이/외국 소리 안일넨야(思瑯歌에서)
③제3기=신교 자유시대의 작품들(병자 수호조약ㆍ1876~1930년)로서 1886년 한불조약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고(경향신문 1906)「경향잡지 1909」에 많은 천주가사가 나타나 있다. 여기서는 공서파에 대한 저항성은 거의 사라지고 근대적 자각과 각성이 내밀하게 응결되면서 보다 토착화되고 안정된 내용이 보인다. (사목ㆍ36ㆍ37ㆍ39ㆍ41ㆍ42ㆍ43호 참조) 또 이 가사엔 김기호의「聖堂歌」(1901)「避惡修善歌」김약호의「자신책가」등이 대표적이다. 에와 우리 벗님네야/성당 구경 가사이다/성당은 어디런고/천주 계신 곳이로다/하늘 성당 보량이면/천주 대전 성당이오/천하만국 돌아보면/천주영광곳곳이라/우리사람영성체는/마음위의 성당이오/거룩함도 거룩하다/이성당저성당이여(聖堂歌에서)
이내 세월 오甲子를/세세역력 살펴보니/立功한 게 하나없고/避罪한것 전혀없네/보배같은 이세월을/어찌하여 허송했나/답답하야 한탄한들/지난세월 다시오랴/이내생명남은 날이/몇해몇달 몇날인지/…중략/가련하다이내생명/불과얼마 못되리라/(자신책가에서)
이렇게 내면생활을 내밀하게 성찰 통회하는 작품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현대 시인 김현승의 시 작품에 나타나는「눈물」과 기도에도 그 한 줄기 맥락기도에도 그 한 줄기 맥락이 이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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