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 천주가사의 몇 가지 특성
①표현 면에서=비록 이질적인 서양의 기독교 사상을 표현하고 있지만 천주가사는 운을 형식 시어 등에 있어서 전통적인 가사 형식을 따르고 있다.
다위 성왕 본을 밧고/오 주 예수 표를 배화/고난 중에 전장 삼아/敎來으로 城을 쌓고/묵상으로 병사 심고/성덕으로 방패 삼고/용덕으로 말을 삼고/(사향가에서)
하늘 성당 어떠하뇨/천주 친히 지었으니/찬란함도 찬란하다/기묘함도 기묘하다/신광으로 터를 삼고/진복으로 대를 세워/無始부터 無終이라/12종도 성이 되고/기화요초 채색 있어/높고 밝은 성당 위에/삼위일체 분명하다/施捨애긍 門窓 내어/천주십계 台를 모고/성교사규 柱礎 되어/겸덕으로 벽을 쌓고/施捨文德 기와 삼네/仁愛文德 들보 삼고/貞德으로 방을 쓸어(성당가에서)
이와 같은 표현은 李황의「宮장歌」나 불교 가사인「草庵歌」「西往歌」「枕耽歌辭」등의 표현양식과 매우 흡사한 것으로서 이질성을 경감시키고 있다.
②사상 면에서
천주교의 천당지옥설과 인류 창조설 우주의 대주재자 등은 한국 사상과 융합하는 데 상당히 저항을 느끼었으나 유교의 上帝사상ㆍ충효사상ㆍ仁愛ㆍ정절 등에 부합시켜 노래하고 있다. 이것은 일찌기 마테오리치(1552~1610)가 지은「천주실의」「기인 10편」과 애儒略 J AIENI)의「西學凡」「職方外記」庵적我(D PANTOJA)의「七克」華方濟「FAMBIAAI」의「靈言려夕」등에서 그들이 유교사상과의 융합을 시도한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한 예를 들면
턴디지간 만물 중에/사람 가장 귀하도다/귀한 본분 무어시뇨/충군 효친 웃듬일세/…중략… 효자문에 충신 나니/부모가지 님군 공경/이도 또한 하련이와/대군대부 몬져 충효/上主계명 존행하고/上主성의 承順하야/갈力至孝효자되고/書命至忠 충신일세(충교가에서)
이와 같이 천주 공경을 유교의 충효사상에 용합시켜 노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이질적인 천주사상이 한국의 민중과 신도 속에 설득력 있게 전파되고 천주님이 우주의 대군대부로 그 관념이 형성되어 토착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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