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발전이란 신앙의 발전이고 신앙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 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실행에 옮기고 공의회가 주창한 쇄신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앙을 더욱 부요하게 발전시킨다는 원칙에다 기반을 두어야한다. 달리 말하면 신앙을 더욱 발전시킨다는 것은 곧 제 2차 바티칸공의회의 근본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꼭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또한 교회가 역사적인 연륜을 더해가면서 신앙이 더욱 충만하게 발전해야한다는 교회발전의 원리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교회는 그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완성될 때까지 세기를 통하여 항상 천상진리의 충만(완전한 이해)을 향하여 전진 한다』(계시 8)
■ 사목적공의회와 신앙
교회 역사상 모든 공의회는 교회의 최고의 교도권을 행사하는 활동이다. 교도권은 신앙과 도덕에 대하여 권위를 갖고 가르치는 것을 뜻하며 이 가르치는 활동은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의 사명이었고 그들의 본질적 임무요 직능이다. 그러나 사목자들이 가르치는 이 활동은 또한 사목활동이다. 이 활동은 교회가 선포하는 신앙과 도덕에 관한 교리를 더 명료하게 하거나 더 정확하게 하여서 하느님의 진리가 충분하게 이해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목적 공의회라 일컫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을 전체적으로 연구해보면 공의회교부들이 크게 관심을 가진 문제는「신자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또는 「이러저러한 신앙 진리의 참된 뜻은 무엇인가?」하는 것보다는 「신자인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톨릭신자이고 교회 일원이 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하는 포괄적 질문에 더 관심을 깊게 표명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즉 믿는 이)인 것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는 것이 곧 공의회의 사목적 특성이다.
순수하게 교리적 고의회가 신앙진리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목적 공의회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그 삶의 형식, 사고와 활동의 방식을 제시해 주는 것을 일차적 목적으로 삼고 신앙 진리를 선포하거나 상기시키거나 명료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제 2차 바티칸공의회의 신앙문제를 고려할 때에는 이 공의회의 사목적 특성을 함께 생각하여야한다. 공의회가 가르치는 신앙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지적인 것이 아니고 그 신앙내용으로 신자들 각자의 믿는 실존전체가 풍부하게 되어야하는 것이다.
■ 신앙은 하느님의 선물
신앙은 인간 안에 있으나 인간에게서 오지 않는 것이다. 신앙은 인간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하느님 계시와의 만남의 결과이고 하느님께서 당신자신을 계시하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하느님은 당선 인자와 지혜로 당신자신을 계시하시고 당신 성의(聖意)의 비밀을 알게 하셨다』(계시 2).
『하느님은 말씀(성자)을 통하여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보존하시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에게 관한 영원한 증거를 인간에게 보여주시고 천상적 구원의 길을 터 주시고자 하셨을 뿐 아니라 하느님은 원조들에게 처음부터 당신자신을 드러내 보이셨다』
(계시3).
계시는 이미 창조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하느님계시와 인간과의 만남은 초자연적이고 인간상호교류의 차원을 가진다. 신앙은 벌써 초자연적인 실제와 관계하고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특수한 응답이다.
신앙의 응답
『계시하시는 하느님께「신앙의 복종」을 드러내야한다. 이로써 인간은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지성과 의지의 완전한 순종」을 드러내고 하느님이 주신 계시에 자의로 찬동함으로써 자기를 온전히 하느님께 자유로 의탁하는 것이다』(계시 5)
신앙은 추상적 진리에 대한 정신의 응답이 아니다 흔히들 말하기를 신앙의 응답은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도 말하는 것은 진실이기는 하지만 신앙의 본질에 대하여 모두 말한 것은 아니다. 「신앙의 복종」은 인간의 어떤 특수기능에 속한 것이 아니고 인간전체구조와 영적 역동력 전체와 관련이 있다.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이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느님 당신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은 인간이 하느님께 자기를 온전히 바침이다. 인간이 발하는 신앙의 응답은 어떤 특수 명제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성소와 자기 실존을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의 참된 차원이다』
신앙으로 자기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바치는 것은 지속적으로 바쳐야 하는 것 이다. 그것은 달리 말하면 하느님의 계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신앙이란 하느님 계시와의 지속적인 만남이다. 『이와 같은 믿음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움직여 하느님께로 돌이키게 하시고, 정신의 눈을 뜨게 하시고, 또한 진리를 찬동하게 믿는 즐거움을 모든 이에게 주시는 하느님은 총과 성신의 내적 도우심이 있어야한다. 같은 성신께서는 계시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심을 주시기 위하여 계속적으로 당신의 은혜로 신앙을 완성 시키신다』(계시 5)
■본보1500호(4월6일자)에 5회까지 연재됐다가 중단된 「공의회폐막 20년 특별기획-한국교회는 어디로」를 다시 연재합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양지(諒知) 있으시길 바랍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