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어린이는 마음과 몸이 함께 어린이라야 되며 세 살박이는 세 살박이 어린이 그대로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모나 선생님들은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 열다섯 살짜리 행동을 요구하고 열 살짜리 어린이에게 스무 살짜리 행동을 주문하는 수가 자주 있지만 만약 다섯 살짜리가 다섯 살짜리 어리광도 미숙성도 없이 열 살짜리 열다섯 살짜리 소견을 갖고 행동을 하거나 열 살짜리 어린이가 스무 살짜리 행동을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거기다가 몸은 열 살짜리이고 행동은 스무 살 청년의 짓을 다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다. 이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일이겠습니까? 어린이는 미숙하기 때문에 보호 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만약 성숙한 어린이가 있다면 이 아이는 불구자입니다.
미숙하기 때문에 양육과 보호와 교육이 필요하게 됩니다. 미숙하다는 것은 몸만 미숙한 것이 아니라 마음도 미숙한 것입니다.
집에서나 학교에서 가끔 어린이의 미숙성, 피교육자의 미숙성을 잊어버리고 있는 수가 있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는 어린 아이더러『좀 점잖게 행동하라』고 주문할 때가 있고 학교의 선생님으『그것도 모르느냐』하면서 꾸지람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주문이나 요청은 그 어린이에게 합당하지 않을 경우가 허다히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걸핏하면 벌을 주려고 하는데 그것은 어떤 구실을 가지고 합리화시키려고 해도 안 됩니다. 벌이 교육적이 아니라고 하는 사실은 벌을 안 주고도 보다 교육적인 조처가 있을 수 있으며 교육자는 그것을 연구해낼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성숙자가 미성숙자를 돌보는 것은 자연적인 관계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미소가 송아지를 사랑하며 돌보는 것은 송아지가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미숙함은 약한 것을 그 특징으로 합니다.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하고 귀여워하는 것도 처음에는 이런 자연적인 관계를 기초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는 단순히 그런 자연관계뿐이 아니라 보다 높은 의미의 사명 같은 것이 있게 됩니다. 그런 것이 있고서야 인간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미숙성은 다시 유연성(柔軟性)과 밀접히 관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피교육자 및 아동의 특성은 모방성ㆍ미숙성ㆍ유연성으로 특징 지워진다고 보겠습니다. 이 유연성은 가능성(可能性)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어린이ㆍ피교육자는 미지수인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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