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초부터 1950년 6월까지 11년 동안「경향잡지」에 연재되어 신자들을 사로잡았던 윤의병 신부의 박해소설「은화」를 그가 공산주의자들에게 납치된 지 27년 만에 한 후배 신부가 단행본으로 엮어냈다.
교회사를 읽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신앙에 목숨을 걸고 쫓기는 짐승처럼 가슴 조이며 살아야 했던 선조들의 생활과 순교에 얽힌 인간적 애환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 자신 순교자의 후손으로 선조들의 애환이 뿌려진 산하에서 자란 저자 윤 신부는 이 점에 착안、듣고 얻은 풍성한 자료를 토대로 이「숨은 꽃」들의 얘기를 소설 형식으로 엮어 놓았는데 11년을 연재한 정성도 그러려니와 글재주 또한 뛰어나 읽는 이를 사로잡고 있다.
이 소설의 무대인 충청도 내륙지방의 신자 은신처들은 오늘날 교회의 주춧돌이 된 실제 지명이고 실존 인물들의 행적이 줄거리이고 보면 이 소설은 픽션이라기보다 주인공 이성칠 서금순 부부를 통해 본 한국 교회사의 한 실록(實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윤 신부는 황해도 은율본당에 15년간 재직하는 동안 이 작품을 쓰다 끝을 맺지 못하고 1950년 6월 24일 납치되어 생사불명. 윤 신부가 신학교에 보낸 은율본당 출신 이계중 신부(서울 세종로본당 주임)가 사제서품 30년을 맞아 그의 유덕을 기리며 출판했다.
(CCK 발행 555面 2천 원)
▲訂正=지난 8월 7일자 본보 4면 기사 중 新刊「은화」에서 저자 이계중 신부는 윤의병 신부의 잘못이므로 이에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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