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를 이겨낸 초목이 더욱 아름답고 싱싱하듯, 불우하게 태어나 역경을 이겨낸 인간의 모습은 감동을 준다.
유복하게 태어나 값없이 평범하게 사는 무기력한 인간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얼핏 평범하고 보잘 것 없다가도 어느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생사를 초월하여 인간답게 용감히 도전하고 이겨나갈 때 그 인간은 감동을 준다. 지도자인 척하고 봉사자인 척하다가도 비굴하게 물러서는 위선자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자기를 버리고 바보스러운우리 만큼 오직 나와 사회를 위해 혼연히 정열을 기울이는 사람은 감동을 준다.
폐쇄적이고 사리에 눈이 어두운 소인배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MBC 라디오의 넌픽션드라마「절망은 없다」는 이런「역경을 이겨낸 사람」「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우위성을 과시한 사람」「대아를 위해 소아를 버린 사람」을 찾아내고 그를 널리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매주 일요일마다 45분 동안 현재 550여회에 걸쳐 방송되고 있다.
「절망은 없다」의 이들 주인공! 그들이야말로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그럼으로써 이 사회를 명랑하고 활기찬 사회로 정화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크메르와 월남이 차례로 어이없이 공산화되었을 때 온 세계는 아연했고 특히 한국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세계의 이목은 우리 한국에 집중되었고 다음 차례는 한국이다 라고 수근대었었다. 그러나 한국은 크메르와 월남과는 달랐다.
반공의 결의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했고 6ㆍ25 비극을 겪은 온 국민은 이제는 스스로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누구나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결의와 결단과 신념.
『한국 국민이면 당연히 갖춰야 할 이런 마음가짐』을 표본처럼 세계에 보여준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박명석 선장이다.
그는 우방마저 구출하기를 꺼려하는 해상의 월남 피난민을 양심의 이름으로 구출했다. 미국 함선 태국의 항구들에서 인수를 거부당했으나, 자유 수호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전설 속의 유령선처럼 영원히 해상을 헤매는 한이 있더라도 월남 피난민을 다시 공산 치하에는 보내지 않겠다는 인도적인 굳은 결의를 보였다.
마침내 2백여 명의 피난민을 싣고 부산항에 입항함으로써 그 자신은 물론, 조국 한국의 반공 의지를 세계 만방에 과시했다.
이러한 승화된 자유에의 의지, 이것이야말로 곧 투철한 반공정신이 아니겠는가!
지난해 1975년 4월 하순 쌍통호 박 선장은 태국「방콕」에 주정 원료인「라비오카」를 싣기 위해 인천항을 떠난다. 아내는 큰 수술로 병석에 누워 있었으나 임무는 버릴 수 없었다.
월남 해역에서 그는 월남 피난민을 실은 소형 선박을 발견했다. 피난민들의 절박한 아우성 소리에 그는 6ㆍ25 당시 우리 피난민들의 비명 소리를 연상한다. 누구의 지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양심의 이름으로 그들을 구출한다.
처음에는 낙관했었다. 미군 함선을 만나면 곧 인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철수해역에 가 보니 이미 그곳은 소형 피난선만 낙엽처럼 떠 있는 빈 바다였다.
그와 피난민 대표들은 한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며 이들 피난민들이 다시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눈물로 기도를 드린다.
예상은 자꾸 빗나간다. 본사는 상부의 지시가 없다하여 뚜렷한 지시를 못 내리고 태국의「방콕」에서는 벌써부터 중공과의 약삭 빠른 외교적 타산을 내세워 인수를 거부한다.
쌍룡호는 해상 미아가 되고 만다. 식수와 식량에도 한량이 있다. 피난민들은 도로 공산 치하에 버려질까봐 신경이 날카로와진다. 그러나 박 선장은 피난민들에게 의연하게 자유 수호자로서 결의를 보인다. 전설의 유령선처럼 영원히 해상을 헤매일망정 그들을 결코 공산 치하에는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마침 정부의 허락이 내린다. 부산항에 입항하기에 이른다. 뜻있는 이들은 그의 결단을 격려하고 찬양했으며 피난민들은 그를 생명의 은인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명석 선장은 집에 돌아와 보니 그의 아내는 완쾌되었으나 그의 맏딸(18세)이 갑작스런 병으로 사망한 쓰라림을 겪는다. 수많은 자유민과 자기 딸의 목숨을 바꾼 셈이다.
끝으로 문화방송「절망은 없다」제작진이 취재차 월남 피난민 수용소를 방문했을 때 눈물을 참아가면서도 쌍룡호에 구조된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 주신 월남 피난민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들의 자유롭고 행복된 앞날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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