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5일은 한국 교회가 더없는 긍지 속에 존경을 드리는 한국인 첫 사제 김대건 신부의 시복을 기념하여 정한 축일이다.
작년은 그의 시복 반 세기를 맞는 해로서 그의 이름을 빛내고 모르는 이들에겐 알리는 그러면서 신자들 스스로도 그의 신앙을 본받는 어떤 각오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는 행사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항상 바쁜 교회는「반 세기」라는 세월에서도 별 의의를 못 느낀 듯 섭섭히 지내고 말았다.
다행히 평신도협의회에서 8년 전부터 끈질기게 주장해오던 시성시복운동에 다시 한 번 채찍을 가하면서 그 첫 머리에 복자 김대건 신부를 모신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는 있었는데 과연 시성시복운동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가는 지대한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교회사는 곧「순교사」이고 그「순교사의 꽃」이 바로 김대건 신부인 만큼 한국의 시성운동은 곧 김대건 신부의 시성운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약관 15세에 몸을 일으켜 10년간 이 역에서 사제의 길을 닦은 김대건 신부가 1846년 6월 5일 연평 앞 바다에서 체포되어 그해 9월 16일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하기까지의 25년 생애는 그 자체가 순교사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10년 만에 귀국한 金 신부는 귀국을 전후하여 그의 은사이며 선배인 여러 佛人 신부들에게 참담한 한국 교회의 실정과 자신의 처지를 소상히 알리는 30여통의 서한들을 남겼다. 이 서한들에 나타난 불타는 신앙ㆍ꺾일 줄 모르는 의지, 진리를 행한 정열에서 후손들은 시대를 초월한 목자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서슴없이 성인품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김대건 신부가 쓴 서한들은 순교를 20여일 앞두고 신자들에게 보낸「신자들 보아라」를 제외하고 대부분 라틴어와 한문으로 쓰여져 체취를 직접 접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긴 하나「성웅 김대건전」「달레 조선교회사」등에 번역 소개되어 있고 서울 절두산「순교복자기념관」에는 서한 원문 일부가 보존되어 있다.
지금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성시복운동에 참여하는 첫 걸음은 먼저 그들의 신앙 세계와 생애를 아는 일이다.
독서의 계절인 복자성월을 맞아 우선「김대건 신부전」한 권이라도 읽고 전구를 청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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