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몇 해 사이에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한 가지 새로운 현상은 가톨릭 교회가 일반 사회인들에 의해 커다란 관심의 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은 이른바 교회의 사회정의 운동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교회가 심사숙고하여 대사회적인 실천 원리를 채택하여 교회의 정신과 실천에 쇄신을 단행하여온 뚜렷한 발자취는 1891년에 레오 13세 교황이 발표한「레룸 노바룸」회칙(노동자의 상태에 대하여) 이래 계속되어 왔다.
바로 오늘의 우리 세대가 처한 60년대와 70년의 상황에서도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어머니와 교사」「지상의 평화」제2차「바티칸」공의회 문헌 바오로 6세 교황의 회칙「민족들의 발전 촉진」「행동에의 부름」(레룸노바룸 반포 80주년을 맞이하여)을 비롯한 교회의 여러 가지 공식 선언문들의 정신과 가르침이 없다면 오늘날 가톨릭 교회의 생명은 중단되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무어라고 변명하기가 힘들 것이다.
이번에 가톨릭출판사가 발행한「사회정의-가톨릭 입장」는 이러한 현대적 상황에 입각하여 가톨릭 교회의 모든 회칙과 교서들을 한데 모으고, 이 내용은 다시「억압ㆍ가난ㆍ굶주림ㆍ노동자ㆍ교육ㆍ경제ㆍ정치ㆍ세계문제ㆍ환경ㆍ사회 속의 인간」등 10개 분야와 여기에서 더 세분된 1백1개의 구체적 문제에 적용하여 편집한 것이다. 특히 내용 배열을 가나다 순에 따라 하였으므로 오늘의 세계와 한국 사회의 어려운 문제에 대해 해답을 얻으려면 이 책을 사전삼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의 일류는 물질주의, 기계주의, 관료주의, 권력화, 폭력화의 풍토 속에서 인생관도 세계관도 상실해가고 있다.
이 속에서 가톨릭 신자는교회에 의해 공적으로 권위 있게 선언된 세계 최선의 진리를 총괄하여 소유할 수 있고 이 진리를 현실 생활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다행을 지니고 있다. 이「다행」을 립증해 주는 것이 이번에 새로이 간행된「사회정의」라는 책이다. 이 책 앞에서는 무원칙한 논의도 안일한 현실 도피도 있을 수 없다는 신념을 굳히게 될 뿐이다. 이 가을 통서의 계절에 우리는 막연하게 감상적인 독서를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우리의 신앙생활에 건강과 활력을 줄「사회정의」한 권을 읽자고 널리 권하고 싶다. 아니, 신자들뿐 아니라 모든 지식인, 모든 선의의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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