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의 궁중에는 공녀(貢女)로 끌려가 궁녀가 된 고려부녀자와 고려환관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궁중근처에 경교교당도 있었고 궁중과는 바로 척석지간(擲石之間)에 천주교 성당도 있었으니 경교신자와 천주교신자가 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고려에서 공녀로 끌려가 황후가 된 기황후(奇皇后)의 부군인 순제는 로마교황청에 사절단까지 파견하였으니 기황후도 천주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리라고 생각한다.
고려와 몽고가 30여년에 걸친 상쟁을 종식시키고 서로화친의 관계로 들어서면서 두 군주들 사이에 혼인관계가 성립되어 충렬왕을 비롯해서 충선왕 충숙왕 충혜왕 공민왕 다섯 왕이 몽고의 공주를 맞이하여 두 지배군주의 집안이 혈연으로 연결되었다. 원의 황족 왕족 중에 경교신자가 많았으며 충렬왕의 비(妃)제국대장공주의 친조모가 열심한 경고 신자였으니 제국대장공주도 경교신자일 가능성이 크다. 몽고 공주들이 올적에는 거창한 일행을 데리고 왔는데 그중에 경교 사제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삼국유사, 구약성경 모방부분 많아
고려 때 경교 유물이 아직까지 발견되고 있지않으나 고려말기 승(僧)일연(一然)이 저술한 삼국유사(三國遺事)속에 기독교적인 분위기가 맥맥히 흐르고 있어 경교 진래를 시사하고 있다.
삼국유사와 구약성경을 몇가지 비교해보면 다음과같이 흡사하다.
『이날 사양리(沙梁里)에 있는 알영정(閼英井)가에 계룡(鷄龍)이 나타나서 왼쪽 갈비에서 어린 계집애를 낳았다』. 이 신화는 구약 창세기 2장 21~24절 부분과 너무 흡사하다.
『가락국 바다 가운데에 어떤 배가 와서 닿았다. 배를 끌어당겨 찾아보니 까치들이 배위에 모여 들었다. 배 안에는 궤 하나가 있었다. 이윽고 궤를 열어보니 단정히 생긴 사내아이 하나가 있었다』.
이 신화는 구약 출애급기 2장 3~7절과 아주 흡사하다.
『경신 봄 1월에 서울의 우물이 피빛이 되었다. 서쪽바닷가에 작은 물고기가 나와 죽었는데 이것을 백성들이 다먹을 수가 없었다. 또 사비수(泗비水)의 물이 피빛이 되었다』.
이 신화는 구약 출해급기 7장 17~24절과 흡사하다.
『4월에 청개구리 수만 마리가 나무위에 모였다. 서울 시정(市井)들이 까딹없이 놀라 달아나는 것이 마치 누가 잡으러 오는것 같았다. 이래서 놀라 자빠져 죽는 자가1백여명이나 되었다』.
이 신화는 구약 출애급기 개구리 소동(7장25~29)과 매우 흡사하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우물과 강물이 피빛으로 변한 기사 바로 다음 개구리 소동 기사가 나오는것은 강물이 피가된 기사바로 다음에 개구리소동 기사가 똑같이 나오는 구약성경과 순서까지 같은것은 결코 우년이라고 볼 수 없다.
수도인 개성에는 많은 몽고인 한인(漢人) 서장인 회회인 색목인(色目人)등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였다. 당시 예성강 어구의 벽란도는 국제무역항이었다.
충렬왕 때 유행하였다는 가곡으로 쌍화점(雙花店)이란 것이 있는데 이 노래에 쌍화(雙花 떡의 일종)를 사러간 여자에게 회회(回回)아비가 손목을 쥐더라는 귀절이 있으며 이것은 개성에 회회인이 영업까지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경교는 외국인이 많이 신봉하였고 항상 정치성을 띠고 전교하므로 경교 교당을 세웠다면 개성에 세웠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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