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부터 8일까지「필라델피아」에서 1백여만의 가톨릭 신자들이 성체께 대한 신심을 두텁게 하고 오늘의 문제인 가난의 해결을 성체를 통하여 찾고자 하는 연구회와 기도회 등 다채로운 성체대회가 개최되었음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신자들이 지난번 성체대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성체와 인류 가족의 굶주림」이란 주제와는 달리「부자들의 관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여유 있는 분들이 막대한 비용을 쓰고 가서 미국 구경이나 하고 자녀들과 친척들을 만나고 온 일반여행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필자는 북미를 방문하고 있던 중 대회가 막을 내릴 무렵「필라델피아」를 찾게 되었다. 7일 성체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한 한인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8일 「죤ㆍ케네디 공설운동장」에서 오후 5시에 거행한 폐막미사에 참석했다. 입추의 여지가 없이 신자들이 많이 모였지만 사제 수도 너무 많아서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할 수 없을 형편이었다.
한국에서도 50명 이상의 신자들이 참석했고 재미 교포들도 수백 명이나 참가했다. 필자는 처음부터 참가한 신자들로부터 보충 설명도 듣고 팜프렛과 소책자를 얻어 읽음으로써 간신히 대회의 전체적인 윤곽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대회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지식밖에 갖추지 못하고 있지만 몇몇 신자들의 요청에 의하여 붓을 들어본다. 조국에서도 성체께 대한 공경을 날로 더 열심히 하고 동일한 성체 공경 속에서 불우한 이웃들과 고통을 나누고「빈부의 차이」를 좁히는 등「정의의 구현」과「사랑의 실천」에 한낱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행으로 생각할 뿐이다.
①현실적 주제와 플론ㆍ쉰 대주교
벌써 본대회가 개최되기 2년 전에 준비위원회에서는 대회의 주제를 결정했다고 한다. 성체대회는 점점 신앙심이 식어가는 신자들에게「성체의 현존」에 대한 믿음과 공경을 복돋아주는 목적이 뚜렷한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께서는 만인의 고통을 당신의 고통으로 느끼시고 실체로 고통을 당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오늘의 인간이 당면하고 있는 비참한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었다고 한다.
굶주리고 고통 받고 있는 형제들의 어려움을 본주제에서부터 표
해야만 현실적인 성체 공경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성체와 인류 가족의 굶주림」이라는 유효 적절한 주제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은 저명한 풀론ㆍ쉰 대주교였다고 한다. 주제를 연구하고 있던 준비위원이 대주교님을 찾아가서 의견을 물었을 때 대주교께서는『오늘의 세계 안에서 많은 형제들이 물질적으로 영신적으로 굶어 죽고 있다는 현실을 모르느냐?』고 하신 한마디로 주제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와 같은 말을 듣고 그리스도께서는 벌써 주제 선정에서부터 당신이 약속하신 성신을 보내주심으로써 이론과 형식에 치우치는 신자들에게 사랑을 깨우쳐 주셨다는 것을 절감했다. 사랑의 성신께서는 유명한 실천가인 주교님을 통하여 오늘날 세계 안의 가장 불우한 자들을 돌보고 계심을 발표하셨다고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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