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오늘날 대학은 옛날의 소학보다 못하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정말 그렇겠습니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못하다는 말입니까? 오늘날 대학 졸업자보다 그 지적(知的) 귄위가 못하다는 말은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옛날의 소학과 지금의 대학을 희소가치로 따질 적에 틀림없이 옛날의 소학이 희소가치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육의 내용이나 방법이 어찌하여 옛날보다 못하단 말입니까? 만약 오늘날의 소학 졸업 정도의 지식을 갖고 지금부터 백 년 전을 거슬러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 놀라울 만큼 기인(奇人)으로 취급될 것은 분명합니다.
교재와 관련되는 세째 번 주목은 무의도적 교재 즉 잠재적 교육 과정의 중요성입니다.
누누이 언급되어온 이야기이지만 인간 형성은 결코 학교 교육에만 의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학교의 외에서 더 많은 부분이 형성된다고 볼 것 입니다. 그러니까 도야재는 교과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광범위한 생활 과정 자체인 것입니다. 오늘날 학교 교육에서조차도 이와 같은 잠재적 즉, 드러나 있지 아니하고 숨어 있는 교재 내용, 도야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며 조직하려고 하는 것은 교재 내용이 드러나 있지 않는 생활 과정 안에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응변으로 말해주는 것입니다.
다섯째 문제는 언제(When) 교육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교육의 기회나 시기에 관한 문제입니다.
교육을 인간 형성적인 면에서 본다면 교육의 시기는 결코 일정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의 기회는 언제라도 있을 수 있고 교육의 장소는 어디서나 가능한 것입니다. 옛날에는 교육의 시기를 흔히 학교 교육기에다 한정시켜 놓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학교 교육기를 학령기라 하고 국민학교에 들어가는 나이인 만 6세로부터 잡아서 대학 졸업까지를 일괄하여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래서 이 학교기를 교육의 시기로서 대표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학교기가 분명히 학습과 교육에 능률적인 시기여서 재론할 여지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서도 이 시기를 다같이 학교기로 잡아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부가해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러면 학교기 이외는 교육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학교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교육은 실제로 행해지고 있으며 행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교기 이전에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 학교기보다 많고 학교기 이후에 배우고 공부하는 것이 학교기보다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위 학교기라고 하는 것은 인간 형성적인 측면에서 볼 때 그리 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효과가 그 이후의 어느 시기보다 높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조기교육을 말하고 또 그 시기의 연장을 주장하는 것도 현대의 문화적 부담과 문화적 요청을 의식하고 하는 말인 것입니다. 오늘날 생애교육, 평생교육, 사회교육 등의 이름으로 불러지는 교육의 형태는 다 학교교육 이외의 교육적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애교육(生涯敎育)이나 평생교육(平生敎育)이라고 하는 것은 전 생애(全生涯)를 통하여 또는 평생을 통하여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사회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학교교육과 대립되는 개념으로서 학교에서 행해지는 교육 이외의 교육을 총칭하여 사회교육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교육의 기회나 시기로서 말한다면 가정교육 기간이나 또는 학교기 이후의 사회교육기를 합하여 사회교육기라고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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