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자신을 키우는 사람들」이 7년간의 성직생활 경력을 지닌 한 젊은 사제에 의해 엮어져 나왔다.
현대의 신앙 풍조를 비판하는 관점 중에는「무관심」이란 것이 있다. 아돌프스 신부는「神의 무덤」이란 책 속에서 이 무관심의 문제를 거론하였다. 즉 신앙의 둔화현상이 차라리 반항적인 것이었으면 낫겠는데「거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무관심」으로 인해 현대인들 속에서 신앙이 상실되는 예가 많다는 것이다. 이 무관심은 실로 피로나 권태보다도 더 심각한 병일지도 모른다.
성직자의 세계에서도 만일 사목생활의 실제적인 어려움、또 세상을 구원하려고 땅 끝까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가는 길에 있어서 어떤 문제들에 부딪히지 못할 때 스스로 무관심한 입장에 빠져들 위험이 있을 것이다.
하재별 신부의 수필집에는 사목생활의 어려움、현대 민주주의와 인권문제、그리고 시련에서 얻는 보람、조용히 사색하는 여유 등 여러 가지 생각의 갈래가 담겨 있다. 이 생각들이나 문제의식들이 일일이 충분한 양과 완벽한 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고 이만한 글들은 본당의 강론대를 풍요하게 하고、성직의 소명의의과 봉사적 실천을 활성화하기에 넉넉한 것이다. 80여편의 단상 등을 수록한 이 책은 우선 의욕과 이상에 넘치고 있는 젊은 성직자상을 보여주는 점에서 반가움과 경의를 보내게 된다.
(CCK 발행 4ㆍ6판 253면 값 8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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