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
① 의사소통의 장애
② 행복한 가정운동
③「혼자」에서「함께」로
춘천교구는 강원도의 춘천 강릉 속초 등 3개 시와 철원 화천 춘성 등 10개 군 및 경기도 가평 포천군、그리고 휴전선 북쪽 강원도지구 일원을 관할 지역으로 하고 있다.
76년도 교세 통계에 의하면 교구 내 총인구는 1백20만 명 신자 수는 3만6천 3백47명으로 나타나 있고 이틀 한국인 사제 21명과 외국인 사제(골롬반회) 22명이 28개 본당을 중심으로 사목하고 있다.
춘천교구는 지형상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하여 영동(嶺東)지구와 영서(嶺西)지구로 대별할 수 있다. 영동지구에는 동해안선을 따라 어촌과 해수욕장이 즐비해 있는 반면 영서지구에는 산골 농촌이 산재해 있다. 이 같은 지형은 교통상의 장애 요소가 많아 영동지구와 영서지구가 전혀 다른 교구로 느껴질 정도로 소원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우선 주민들의 말씨부터가 상당히 다르다. 동해안 지방에선 경상도 말씨와 비슷하고 영서지방은 서울 말씨와 비슷하다.
이러한 지형상의 여건으로 말미암아 춘천교구 사제들은 영동과 영서、그리고 경기도 포천에서 지구별 모임을 따로 갖는다. 교구 사제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연적인 교통의 장애가 의사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춘천교구는 사목자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 언어상의 의사소통에도 문제성을 이미 안고 있다.
「대회의 표지(標識)라고 일컫는 서로 대좌(對座)하기도 어렵고 의사도 유창하게 소통하기 어렵다는 것은 원천적인 헨디캡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강원도」가 풍기는 후진성과 함께 교회의 낙후성도 돋보이기 마련인지도 모른다.
춘천교구의 관할 지역에는 휴전선이 가로지르고 있어 군 주둔지역이 많다. 따라서 어느 교구보다 많은 군종신부들이 춘천교구 관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군종신부들의 활동이 지역 본당 신부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목 관할 문제와 군 특유의 현대사목(?) 때문에 갈등을 빚을 때도 있다. 군인가족의 교적을 군종신부가 갖고 교무금도 군종신부가 받을 경우 그 지역 본당신부가 영외 거주자에 대한 관할권을 요구하게 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군인가족이 본당 전체 신자의 3분의 1 가량 되는 본당에서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관면을 줄 때도 교회법을 너그럽게 적용하는 군사목과 그렇지 않는 일반사목에 일관성이 결여될 수 있어 또한 불협화음이 생기기도 한다.
춘천교구 관할 지역에는 이렇다 할 공장도 없고、그렇다고 광업도 발달되지 않아 양양에 철광이 있을 뿐이다.『정부에서도 강원도에는 투자를 잘 안해요』
『표(票)가 적어 그런지 관심 밖에 있는 것 같고 대수롭잖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R 신부의 이 말은 강원도의 소외감을 대변하는 것 같이 들렸다. 이 말은 그만큼 교구민의 생활에 여유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봉헌 예물이 많은 본당일수록 예비신자도 많다는 실례를 든 R 신부는『생활에 여유가 없으니 성당에 나갈 여유도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에 따른다면「여유가 없다」는 문제는 매우 심각하게 들리기도 한다. 이런저런 사정에서 춘천교구의 자립문제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춘천시내에 있는 주교좌 본당인 죽림동 본당의 경우 토요 특전미사를 포함한 주일미사 5대의 봉헌 예물과 교무금이 모두 5만 원 선에 불과하단다.
주일 헌금이 7~8백 원밖에 안 돼 전기료도 못 낼 형편인 본당도 있다고 한다.
본당의 자립이 안 되니 교구에선 외국 교회의 원조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춘천교구가 교구 예산을 세우지 못하는 것도「얼마가 될지 모르는」원조에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원조에 의존하는 바가 클수록 그만큼 신자들의 자립 의식도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원조에 의존하기 때문에 자립을 못하는지 자립을 못해서 원조에 의존하는지 분간할 수 없다』고 회의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 이 같은 회의는 자립에의 의지가 용트림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것은 최근 들어 의식 계발에 중점을 두는 사목현상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特別取材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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