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형제들이여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금년 교회의 주요 행사 가운데서 전교주일은 그 깊은 사목적 의의로 인해 특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확실합니다. 이것은 50년 전 1926년 4월 14일에 나의 위대한 선임자 삐오 11세께서 전교주일을 제정하였으며 상례대로 10월 마지막 둘째 주일에 기념미사를 거행하게 될 것입니다.
그 출발에서부터 대단한 관심과 열성으로 모든 주교들의 환영을 받았고 성직자ㆍ수도자ㆍ평신도들의 아낌 없는 지지를 받은 전교주일 제정은 직접적인 전교 사도직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근자에 창설된 교회와 오래 전에 설립된 교회 구분 없이 신앙의 유지와 증진을 위해서도 보람찬 것임이 입증되었습니다.
그 창설자의 의도와 일치하여 전교주일이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하느님의 백성 안에 개인으로서도 하나의 공동체로서도 전교의식(意識)을 형성시키고, 전교 성소를 일깨우며 영신적 물질적 전교활동을 위해 완전한 교회적인 제차원에서 협조를 증진시키자는 것입니다.
나 자신도 교황직에 오른 후 선임자들의 모범에 따라 나의 권위와 훈시와 충고로써 이 연례행사에 대하여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코자 항상 노력해 왔으며 그것은 하나의 신성한 의무라고 확신해왔습니다.
그리고 금년 전교주일 제정 50주년 경축년을 맞이하여 상례적인 전교주일 메시지를 창설일인 4월 14일에 서명하여 미리 내어놓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백성의 전교 의무의 보편성
1972「리용」에서의 전교자 회의를 기하여 나는「리용」의 대주교 알렉쌍드르ㆍ르나르 추기경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전교주일을 지키는 일에 대하여 갈수록 더욱 중요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습니다.
『철저히 준비를 하면 이 전교의「날들」은 그리스도교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눈으로 전교를 바라보게 할 수가 있고 자기 지역의 복음화와 먼 지역의 복음화를 동일한 전교사업에 통합시켜서 직시하게 할 수가 있는 것이니 그 유일한 원천은 곧 그리스도』이라고 나는 말했던 것입니다.(AAS64ㆍ1972ㆍP732)
나는 1976년의 전교주일이 교회의 전교 의무의 보편성에 대한 철저한 교리교육을 통해 두드러지게 드러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주제는 제2차「바티깐」공의회 및 지난번의 주교 시노드와 그리고 거기서 나온 나의 훈령「에반젤리이 눈씨안디」의 주요한 교리상의 주제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교주일에 부과된 첫째 목표이자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이 전교 의무의 보편성이라는 교리를 하느님의 백성 가운데 전파시키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교황청의 한 공식 문서에서는 전교주일을 가리켜「가톨릭성의 큰 날」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1926년 포교성성 장관 반 롯숨 추기경이 이태리의 주교들에 보낸 서한 참조) 바로 이 보편주의 또한 내가 해마다 전교주일을 위해 신자들에게 발언해온 모든 사목적인 훈시들 안에 일관된 주제이기도 합니다.
전교 의무의 보편성이라는 생각은 복음서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복음서들이란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만인의 구원을 위한 당신 계획을 실현하시기 위해 세상 안에 보내신 하느님 아들의 행동과 말씀을 요약해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행동하시고 말씀하신 것은 필연적으로 만인의 구속자로서의 그분의 사명과 관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복음의 어느 면을 들추어 보아도 우리는 그리스도의 보편적인 구원 사명에 대하여 새로이 광명을 던져 주는 통찰들을 만나보게 됩니다. 그분은 이 사명을 당신이 창설하신 교회에 전해 주시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명이 시대와 장소의 변화하는 조건들에도 불고하고 언제나 모든 사목 사업에 있어서 교리상으로나 활동상으로나 촛점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교회가 각 시대의 사람들에게 적용해야 할 영속적이며 보편적인 법칙인 것입니다.
불행이도 나는 교회가 창설된 지 거의 2천 년인 지금 인류의 종교적 현실 상태는 이 사도적 활동을 효율적으로 증거하여 그 받은 바 명령에 충실히 살고자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성바오로께서도 그 당시에『어째서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믿지 아니하는가』하고 반문하신 적이 있읍니다. 그분은 이것을 이교도들의 고집이나 그릇된 믿음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교인들이 사도적 열성이 부족한 까닭이라고 나무라시었습니다.『들어보지도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전도자로서 파견 받지 않고서는 어떻게 전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그러므로 들어야 믿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로마 10ㆍ14 이하) 라고 하시었습니다.
이것은 큰 신비들 가운데 하나이며 하느님만이 완전히 이해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당신의 백성에 속하도록 부르시었고 우리를 당신의 보편적인 구원 계획 안에 넣으시었으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큰 영광을 베풀어주신 동시에 우리에게 큰 책임을 지운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회를 구원의 성사로 만드실 때 그 초월한 사명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다 주시었지만 이는 신적(神的)이므로 실효적이지만 어느 정도로 우리들 자신의 열성이 크고 작음에 의존토록 하시었습니다(中略)
■영속적인 복음화의 표현으로서의 전교주일
그리스도교인들 가운데는 자기들의 전교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전교주일에 기도를 바치고 헌금을 하는 것으로 족한 줄로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전교주일의 참뜻을 오해하고 있는 전이라 할 것이니 전교주일이란 바로 교회의 본성 자체에서 생겨나는 의무의 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일 년 중 단 하루만을 골라내어 이를 위한 날로 삼고는 있지만 그 의무는 영속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형제적인 사랑을 실천할 의무가 일 년 내내 날마다 존재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공의회 교령들 중 몇 가지를 적용하기 위한 사목적인 규범들을 제시하는 자의교서「에끌레시에 쌍떼」에서 나는 이미 전교주일에 관한 이 중대한 점을 언급한 대로『하느님의 백성 안에 전교정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매일의 기도와 희생을 권장하여 매년 전교주일이 전교정신의 자연 발생적인 표현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III 3).
■교황청립 전교위원회
나는 교황청립 전교후원 단체들이란 내가 이미 말한 바와 같이 개인으로서나 단체들로서나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구속하는 보편적인 전교 의무의 짐꾼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지적함으로써 이 메시지를 마치고자 합니다.
사실 이들 단체들을 그 출발에서부터 각별히 두드러진 존재가 되게 하고 성좌를 움직여 이들을 교황청립의 지위에 올리게 하여 하느님 백성의 전교 협력을 위한 교회의 공식적인 수단들로 삼게 한 것은 바로 이들의 전교 보편주의인 것입니다.
이들의 보편주의와 교황청립의 지위로 인하여 또한 제2차「바티깐」공의회는 이들을 일컬어 주교들의 전교를 위한 사목사업에 있어서도 으뜸가는 수단들이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전교후원회들이 사적인 형태의 전교후원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교계가 까닭 없이 베풀어준 특권으로 인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들 자신의 본성과 목적에서 연유하는 특권입니다. 그들은 이미 그 발생과 성장과 구조에 있어서 교회의 전체적인 전교활동의 협력이라는 엄밀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 활동의 형태와 요구들은 여러 가지로 다르다 하되 전 지구적인 계획과 일치하여 그러한 협력을 해온 그러한 단체들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완전한 배경을 가질 당연한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교회의 전교활동의 협력 체제는 교황에서부터 마지막 신자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포옹하고 있습니다.
모든 주교 모든 사제 모든 교회의 구성원들은 비록 자기가 직접 혹은 간접으로 이미 개방적으로 전교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하더라도 또한 교회의 일반적인 활동에도 즉 교황청립의 단체들에게도 협력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 이 단체들은 교황에게 속하는 동시에 또한 주교단 전체에도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에게도 속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1968년 전교주일 메시지)
이들 단체들은 20세기의 전교 보편주의를 가장 효과적인 추진자들 가운데 한 분인 바오로ㆍ만나 신부의 아름다운 이상을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그분의 모토는「온 세상을 위한 온 교회」였던 것입니다.
이들 단체들의 보편적인 목표로 해서 그들은 온갖 효과적인 수단들을 다 쓰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진정한 보편정신과 전교정신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가르치고 있고 여러 가지의 행태의 전교 성소를 촉진하고 있으며 완전한 가톨릭성이라는 관계 안에서 정식으로나 물질적으로나 끊임 없이 애덕을 계발하고 있습니다』(1974년 전교주일 메시지)
1926년에 전교 촉진을 위하여 하나의 연례적인 행사일을 제정하도록 교황 삐오 11세 성하께 제안을 한「신앙전파회」는 이들 단체들 중 하나였습니다. 다른 전교후원회들의 배후 협조를 받고 주교들의 지도를 받아서 전교주일을 위한 활동사업들을 조직할 임무를 갖고 있는 것도 이 단체입니다. 또한 신도들의 관대한 헌금을 통하여 모인 돈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일을 돌보고 있는 것도 이 신앙전파회입니다.
전교주일 창설 50주년을 기록하는 금년에는 교황청립의 전교후원 단체들이 보다 오래된 교회들에 있어서나 보다 근자에 설립된 교회들에 있어서나 더욱 더 활발히 성장하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랍니다. 이들 단체들의 도움을 받을 때 각 주교는『자기와 동일한 하나의 단위를 이루고 있는』(「앗젠떼스」38) 자기 교구로 하여금 전 세계적인 전교 책임을 더욱 잘 인식하도록 하는 일이 보다 용이해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이들 단체들은 교구의 그리스도교적 생활의 깊은 쇄신을 재래하도록 그를 도와주게 될 것입니다.
나의 훈시가 나의 주교직의 형제들로부터 그리고 전 세계의 나의 모든 자녀들로부터 관대한 호흥을 얻게 되기를 바라면서 나는 미리 나의 어버이로서의 감사를 표명하는 바이며 천상 은총의 표시로서 기꺼이 나의 교황 강복을 보내는 바입니다.
교황 바오로 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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