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프랑스혁명이 파리시내서 불붙고 있을 무렵이었다.
당시엔 누구나 공화정부를 지지하느냐, 왕정(王政)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의심의 눈초리로 협의를 받고 있는 처지였고 공화정부쪽을 지지하면 잔인한 왕당파 관리들에 의해 체포되거나 심지어 죽음을 다하는 상황이었다.
11살 난 율리에 야나우양도 그녀의 양친이 투옥됐다.
어느 맘씨 나쁜 밀고자가 그에게 갑자기 막강한 권력이 주어진 것을 기화로 그녀의 양친이 가톨릭계 공화정부쪽을 속마음으로 은근히 지지하고 있다는 죄를 씌워 처형대로 보내려 했기 때문이었다. 율리에 양은 잔인한 이별이 너무 슬퍼서 수없이 울었다.
그녀는 수년 동안 그녀 부모 밑에서 하녀로 있었던 한 아주머니 집에 머물며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오실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의 온종일 성모님에게 양친을 불쌍히 여기어 그들을 도와달라는 기도를 했다.
묵주기도는 그녀가 어린 시절 때부터 쉬지 않고 해냈었고 신앙심 깊은 어머니는 이별하던 마지막 순간까지 기도에 대해 가르침을 주었다.
『얘야!』그녀는 일찌기 항상 말했던 것처럼 말했다
『네가 위험과 고난이 닥쳐왔을 때 오직 성모님에 대한 묵주기도에 마음을 모아라. 그러면 성모님은 너의 믿음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고 꼭 너를 도와주실 것이다』
그리고는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딸 율리에게 묵주를 걸어주었던 것이다.
잔혹한 병사들은 아직 그녀의 집에 또 다른 반대파들이 있는 가 탐색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들은 집안을 둘러보다가 수색자들을 무슨 마귀처럼 두렵게 대하며 떨고 있는 소녀를 발견했다. 한 검사관이 물었다.
『너 거기서 무엇하고 있어?』
『난 부모님들을 위한 묵주기도를 하고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무뚝뚝했다.
『묵주기도?』
『그래요 성모님의 순결이 좋은날을 오게 할 거예요』
울고 울면서도 그녀의 눈에서는 그런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묵주를 쥔 두 손을 검사관에게 흐느끼며 올렸다. 그리고 눈으로 말했다.
이것은 항상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온화하게 할 것이 예요. -
검사관은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더 이상 느끼지 못해왔던 성모님에 대한 회고의 충격이랄까 마음속의 엄습이랄까 그런 이상한 마음이 되어 소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너 정말 너의 기도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네, 그 확실한 대답을 우리 어머니가 가르쳐 주었어요. 어머니는 절대 거짓말을 않아요.』
거치른 검사관의 가슴에 동정과 연민이 꿈틀거렸다.
『좋아 얘야, 네 생각으론 부모님이 죄가 없단 말이지?』
『물론 이예요 그들은 여태껏 아무것도 나쁜 일을 하시지 않았어요.』
『그래 좋아, 내가 그들(양친)을 위해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 알겠구나.』
그 순간 소녀는 그를 끌어안고 심장 속까지 끌어들일 듯 매달려 안았다.
그녀의 창백한 볼은 붉어지고 입술은 더듬거렸다
『감사해요 사랑하는 아저씨! 약속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감사해요 죄 없는 부모님을 풀어주세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어린 소녀가 엄마 아빠와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주세요』
검사관은 소녀의 눈에서 일찌기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성모님의 보이지 않는 힘을 가슴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그는 감옥에서 소녀의 양친을 풀어주도록 그의 영향력을 행사해주었다.
그녀와 양친은 곧 이웃나라로 떠나갔다. 그리고 그들 식구들은 이후 한 번도 성모님과 묵주기도를 잊지 않고 살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