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이 보호소에 암으로 인해 신체가 보잘 것 없이 된 사람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 몸에서 어찌나 고약한 냄새가 나는지 다른 환자들이 이를 항의했다. 그래서 간호원이 그를 씻어주려고 했으나 구역질을 참아내지 못하였다. 따라서 수녀들은 이 남자를 시체실로 따로 옮기지 않을 수 없었다. 데레사 수녀는 손수 그를 씻어주고자 했다.『내 몸에서 나는 구역질나는 냄새를 어떻게 참습니까? 몸이 썩은 걸 보고도 소름이 끼치지 않습니까?』하고 그 남자가 물었다. 그러나 데레사 수녀는『당신이 겪는 아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해 주었다. 얼마 후 임종시에 그 남자는 말했다.『당신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데가 있습니다.
당신들에게 영광이 있기를!』에에 데레사 수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아닙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는 당신께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빈민굴의 더러움과 질병과 비참이 있는 이곳「캘커타」의 빈민굴 생활을 데레사 수녀가 자원한다는 것은 불굴의 용맹과 뜨거운 사랑의 표현으로 강한 신앙이 뒷받침되어 있음은 말할 나위 없는 일일 것이다.
한 여성, 한 수녀로서 볼 때의 그녀는 보잘 것 없는 약한 존재이다. 물질적으로도 풍부치 못했던 그녀는 또 무슨 뛰어난 전문가나 남을 감화시킬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도 아니었다. 다만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그를 비쳐주며 그녀의 마음과 입술을 통해 전달될 뿐인 것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는 마음으로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길거리에 버려진 채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로 또 하나의 다른 주 예수라 생각하고 버려진 모든 갓난아기들의 울음 소리에서 더구나 핏덩이 태아의 신음소리에서는「베를레헴」의 아기 예수 울음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나환자들의 문드러진 그 상처에서는 바로 소경에게 빛을 주고 환자에게는 건강을 주는 그리스도를 보는 것이었다.
데레사 수녀는 이 가난한 사람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물론 의식주 해결이기도 하지만 이에 앞서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의 정, 사랑이라고 누누히 강조하고 반복하여 말한다.
사랑에 의해 출생하고 사랑에 의해 살아가며 또한 사랑 안에서만 생의 목적과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면 과연 이같이 귀중한 사랑의 결핍과 갈망 속에서만 살아야 하는 인간이란 얼마나 가여운 존재일까.
더욱이 오늘날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권리를 부르짖고 있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비참하게도 그 존엄성과 자유는 유린되고 짓밟혀 그것을 누린다기보다는 거기에 예속된 상태가 현실임에는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평등성은 현실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가? 개개인의 학식, 지능, 용모, 빈부, 계급 등등의 모든 격차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이「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모든 인간은 사랑과 존경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함은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이며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들 모두를 위해 죽었다는 크리스찬인 이유 때문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인 평등해야 하는 이유이며 이는 오로지 하느님 사랑에서 연유된 것이다.『나의 과제는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는 위대한 길을 걷거나 업적을 남기려는 것이 아니고 단지 개개인을 사랑하는 일입니다.』데레사 수녀는 겸손하게 자신의 생의 과제를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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