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대중사회라 부르고 있다. 이제 대중은 역사 속에서 단지 역사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무력한 피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역사를 창조해가는 주체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누구도 대중의 의지와 소망을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또 한편으로 대중이 역사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사회적 제세력이 대중을 그 자신의 의도에 따라 조작하려는 경향이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사회의 미래는 대중 자신이 주체적 능등적인 대중의 길로 가느냐、아니면 대상적 피동적인 대중의 길로 가느냐의 선택에 따라 그 장래가 결정지워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게 된다.
원래「대중」이란 어원상으로「대량」이란 의미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즉 대중이란 양으로서의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인간이 대량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성격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며 현대 사회에서 양이란 자체가 하나의 힘으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중의 일반적인 특징으로서 우리는 원자화ㆍ평균화ㆍ표준화ㆍ규격화ㆍ익명화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곧 대중사회 속에서의 인간은 추상화되고 부분화되어 하나의 전체성 속에 부호화ㆍ수량화ㆍ획일화되어 인격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중 속에서 개인은 개성을 가진 독립적인 존재이기보다는 단순한 기능 또는 역할을 하는 존재로만 보여지기 일쑤이고 단지 양으로서의 차원밖에 갖지 못하게 되는 개인은 대중 속에서 다수에 우위성을 부여하려는 사고에 희생되고、대중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자연히 획일화되며 표준형이란 것이 생겨 이를테면 인간의 평균 신장 평균 체중을 척도로 자신을 계량하고 평균 수명의 연장이 자신의 수명의 연장이라도 되는 것과 같은 안도감을 가지려 하면서 즐거이 평균적 인간으로 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사회의 인간은 메스콤과 기계화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 충격적인 변화와 외부의 상황에 자신을 적응시켜야 하는 광막한 불안 속에 허덕이며 대량과 거대한 것에 나약하여 무비판적인 동조현상을 보이고 자아에 대한 각성이 희박하여 자기 소외에 고민할 뿐 아니라 정신적 공통성과 문화 가치에 대한 관심으로써 결합보다는 본능적 욕구와 외적 압력에 의해 결합되면서 오히려 고독의 의식이 깃들어 사적 생활로 도피하고 있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 대중사회의 이러한 인간군을 리스멘은「고독한 군중」이라 하고 엘릿히ㆍ프름은「시장적 성격」으로 그 특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리스멘의 말대로 대중사회의「외부 지향형」인간유형은 자기 상실의 자각 증상으로서의 고독、인각성 상실의 고독、비생산적이며 니힐리즘과 자기 소외의 고독 속에서 무기력하고 피동적인 대중으로의 전락에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빅틀 프랭클은 이런 현상을 현대의 대중이 집단 노이로제에 걸린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이매스(MASS) 노이로제의 특성을 네 가지로 말했다. 즉 ①무계획한 삶=미래를 향한 목표도 철학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②생활의 숙명론=거대한 외부 세력에 비해 너무나 나약한 자신의 체념상태에서 ③집단사고에의 맹종=혼자 버티어봐야 별수 없겠기에 ④열광주의=자신의 비천함에 대한 불만을 대중의 깃발 밑에 뛰어들어 어떤 힘을 느끼고픈 심정에서 그런 것이라 했다. 이는 모두가 생의 특권과 책임을 버린 도피적 태도라 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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