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때가 되면 전국 각 본당 교리교사들은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성탄맞이에 일손이 바쁘다. 어린이를 위한 갖가지 행사가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성탄 연극은 어린이들에게 성탄에의 꿈을 키워주는 데 더없이 좋은 행사가 될 것이다. 이에 본보는 어린이들의 성탄 연극 공연에 도움을 주고자「킨더하임」지에 게재된 드라마「항가리의 성녀 엘리사벳」을 우리 실정에 맞게끔 편역, 소개한다. <편집자 註>
▲나오는 사람들
항가리의 엘리사벳(약 11세)=루드빅의 아내, 루드빅(18세)=영주, 아녜스=루드빅의 여동생, 소피아=루드빅의 어머니 마르따=여선생, 신부, 젤뜨루다, 안나=엘리사벳의 친구, 거지애들 6명, 성지기 3명.
제1막, 곳은 성문 앞
초라하게 옷을 입은 남자애들과 계집애들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성문 앞으로 걸어오고 있다.
영자=오늘도 그분이 오실까?
순자=물론 우리가 다시 와도 좋다고 하셨으니깐 꼭 오실 거야.
금자=정말 그분은 우리에게 참 친절하셔.
헬레나=그분은 우리에게 또 먹을 것을 갖고 오시겠지
데레사=아! 배고파.
정자=그런 이야기조차 할 필요가 없어.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지 그분은 아시거든. 언젠가는 글쎄 날 보고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겠어?『아 배만 고프다면야!』하시면서 나를 쳐다보시지 않겠어? 참 이상하지?
3명의 성지기들이 옆길에서 온다. 그들은 아이들이 가까이 옴을 막으면서 내쫓는다.
성지기 ①=누가 너희들 보고 이곳으로 오라고 하더냐?
성지기 ②=여기는 영주님의 성이야.
성지기 ③=이 거지들아, 썩 물러나지 못하겠니. 다리라도 부러뜨려야 알겠냐?
(엘리사벳이 친구 젤드로다와 안나와 함께 나온다. 멀리서부터 부르며 온다)
엘리사벳=성지기 잠깐만(가까이 오자) 내 동생들을 해치지 마시오.
성지기①=예 용서하십시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책임을 다했을 뿐입니다.
성지기②=형제…?
안나=(엘리사벳에게) 너는 동생이라고 부르면 안 돼. 거지애들이 네 동생이 아니지 않니?
엘리사벳=(아무도 쳐다보지 않은 채) 아니야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은 내 형제들이야.
젤뜨루다=(안나에게) 너는 엘리사벳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막지 말어.
성지기③=(약간 뒤로 물러서면서)우리는 주인마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엘리사벳=(거지들에게로 향하여) 얘들아 이리와 조금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너희들 중에 몇몇은 이미 내가 잘 알지 않니(한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서며) 얘 데레사야, 너희 어머니에게 고약을 갖다 드렸니?
데레사=예 주인마님. 어머님이 고맙다고 인사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상처가 다 나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주인마님 배가 고파요…
엘리사벳=(모두에게 향하면서) 날보고 주인마님이라고 부르지 말어. 나는 너희들의 언니 누나 엘리사벳이야.
몇몇 거지들=(즉각적으로 환성을 울리며) 엘리사벳! 엘리사벳!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세요.
엘리사벳=아 그래 알았다 알았어. 여기 모두들 앉으렴. 그리고 조금만 기다려라. 나 잠시 성 안에 다녀올 테니깐(안나에게) 너희들은 여기서 이 애들과 함께 같이 있어 줘. 만약에 성지기가 다시 와서 이 애들을 쫓아내려고 하면 보호해줘(엘리사벳 성 안으로 퇴장)(어린애들이 동그랗게 모여앉아 기다리고 있을 때 루드빅의 여동생 아녜스가 등장한다. 아녜스는 엘리사벳을 미워하고 질투한다)
아녜스=(멸시하는 태도로) 하하…이게 다 누구냐? 엘리사벳이 또 거지들을 모아 앉혀놓았군. 누가 그런 허락을 주었지?
젤뜨루나=(앞으로 다가서며) 너의 아버지 영주님이
아녜스=흥 영주님은 돌아가셨어. 아버지는 바보 같은 항가리 임금 딸에게 마음을 빼앗겼었지. 그래 엘리사벳은 열심하고 착하지(멸시하는 태도로) 하지만 우리 엄마 소피아는 다르게 생각하셔. 엘리사벳은 거지들에게 동냥을 많이 주어서 우리가 점점 가난해진다고 하셨어.
안나=(의심하는 태도로) 글쎄, 주인마님 말씀이 옳은지도 몰라. 하지만 어떻게 하니.
젤뜨루다=안나야, 그런 말 하지 말아. 루드빅이 곧 영주님이 되시면 엘리사벳이 그분 마님이 되실거야. 그러면 루드빅은 엘리사벳이 원하는 대로 해줄 거야.
아녜스=(비웃으며) 흥, 그자도 항가리 여인에게 미쳤나보지?
안나=아녜스 말이 맞아. 루드빅은 그래서 우리들을 쳐다보지도 않아.
젤뜨루다(편을 들면서) 루드빅과 엘리사벳이 이곳 주인이 되면 불쌍한 이들을 잊지 않고 많이 도와줄 거야.
아녜스=(비웃으며) 그래 그래. 거지들이 열심히 기도하고 거짓말도 안 하고 훔치지도 않는 착한 어린이로 만들겠다고. 흥 누가 그러면 성녀라고 불러 줄줄 아나. 그렇다면 모두들 성녀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되겠지. 하지만 내가 성녀가 될 수 없도록 만들 거야 아! 저기 오는군. 무슨 바구니를 이고 오는데 나는 빨리 가야겠다. 안나야 같이 가지 않으련?
젤뜨루다=(망설이는 안나에게) 안나! 여기 있어. 우리는 엘리사벳 친구가 아니니.
아녜스=흥(퇴장)
엘리사벳=(빵과 사과가 든 바구니를 낑깅거리면서 들고 온다) 너희들을 위해서 빵과 사과를 갖고 왔어. 자 인제 이것을 먹고 나면 배가 고프지 않겠지. 젤뜨루다 안나 이리 와서 나와 함께 빵을 나누어주겠니?
엘리사벳=(나누어주면서 한 아이에게) 이것 봐 여기 빵과 빨간 사과가 있어. 어서 먹어. 배고프지? 그래 어서 먹어 나는 먹을 것이 넉넉히 있으니 걱정 말고.
영자=감사합니다. 엘리사벳 감사합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정말 친절하셔요. 오직 당신뿐이셔요. 당신은 왜 우리에게 이 같이 친절하시나요?
엘리사벳=(옆에 듣고 있는 다른 거지애에게) 왜 내가 이렇게 하는지 너는 알겠니?
순자…으응, 당신은 임금님의 딸이고 부자이니깐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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