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의 역사는 구약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구세사와 연관된 성소나 하느님의 현존으로 축성된 장소를 찾아 하느님을 예배했던 것이다. 시켐, 마므레, 베르사베, 벨엘, 페누엘 등이 유명한 순례지였다. 다윗왕이 계약의 궤를 예루살렘에 가져오고(사무엘하6)솔로몬왕이 그것을 모실 성전을 건설(열왕기상5~8장)한 이후부터 예루살렘 순례가 가장 중요하게 됐다. 결국 모든 남자가 1년에 3번 주 야훼 앞에 가야한다고 규정하기에 이르렀고 축제일에 예루살렘을 순례함으로써 이 규정을 지켰다. 유배 후에는 예루살렘 성전이 유일한 성지가 되어 큰 축제 때면 팔레스티나 전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때 그들은 수확한 곡식과 가축을 가지고 가서 축제를 벌였다. 이 축제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종교적이며 민족적인 축제였으므로 역사에서 일어났던 여러 일들을 이야기하던 것이 점차 정식화되어 시편을 읊는 전례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들은 여행 중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 숙소에서 하느님의 집에서 때와 장소에 맞는 시편을 골라 읊었다. 예수께서도 몸소 예루살렘까지 순례하신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루까2, 41이하참조).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사람이 되시어 인간의 역사 속에 들어오시고 특정한 땅 팔레스티나를 몸소 밟아 축성하셨다. 이때부터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팔레스티나는 진정한 의미의 성지, 진정한 의미의 순례지가 되었다. 그리스도교의 순례관습은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다가 콘스탄틴 대왕이 종교자유를 선포하고 그 어머니 헬레나성녀가 팔레스티나를 순례, 성당들을 세우고 예로니모 성인이 베들레헴에서 묵상과 기도와 성서번역에 몰두, 순례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차츰 활기를 띠게 되었다.
대죄인이 공적인 보속지정장소에 순례하도록 보속을 주는 관습이 생겨 중세에는 대대적인 순례단이 국가와 교회차원에서 조직되기도 하여 순례자는 더욱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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