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 계시는 신약에만
1. 삼위일치이신 하느님에 대한 계시는 신약에 나온다. 신약의 계시를 통해서 비로소 삼위(三位)이신 하느님에 대한 진리를 알 수 있다. 한분의 하느님이 삼위라는 사실은 계시되지 않고서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신비이다.
이 성삼(聖三)교의는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깊은 신비로 여겨왔다. 그리스도 친히 이렇게 말씀하신다.『아버지 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고 아들과 또 그 아들이 아버지를 계시하여주려고 택한 사람들 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 (마태오11,27)
하느님의 신비들은 그 성격상 인간의 유한한 지성을 초월한다. 따라서 계시되고 신앙으로 수용되어도 일종의 어두움에 둘러싸여 있다. 성삼의 신비 역시 비록 계시되긴 했지만 가장 심오한 신비로 남아있기 때문에 인간 지성은 그것을 파악할 수도 없고 꿰뚫어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인간지성은 신앙의 빛을 받아 이 교의의 의미를 어느 정도 납득하고 설명할 수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내밀한 생명의 신비가 인간에게 가까워지는 것이다.
세 위격이 일치돼
2. 6백 75년에 열린 똘레도 공의회는 삼위의 하느님에 대한 교회의 신앙을「삼위이신 한분의 하느님」이라고 간결하게 표현했다.
교황 바오로 6세는「하느님 백성의 신경」에서 『각기 하나이시며 같으신 하느님, 삼위를 이루는 상호관계가 바로 인간의 이해를 무한히 초월하시는 하느님의 깊고 거룩한 생명이 십니다』라고 말로 같은 신앙을 표현했다.
하느님은 표현할 수 도, 파악할 수 도 없는 분이다. 그분은 본질적으로 불가해(不可解)한 신비다. 하느님의 내밀한 생명이 표현되는 성삼 앞에서 우리는 그 사실을 더 확신하게 된다. 위격은 셋인데 신성(神性)은 하나로 일치돼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말할 수 없는 불가해한 신비다.
그래서 바오로 6세는『많은 신자들이 …비록 성삼의 신비를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사람들 앞에서 한분이신 하느님을 증거할 수 있게 된 것을 선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위격적인 하느님
3. 많은 신학자들과 교부들과 공의회는 삼위의 하느님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본성의 개념과 구별되는 「위격」의 개념은 특히 중요하다. 한 위격(인격)은 인간 본성을 지닌 개체로서 존재하는 남자 또는 여자다. 「인간 본성」이라고 할 때 인간의 본질적 구성 요소들과 속성들과 더불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구별을 하느님께 적용시켜 하느님으로서 존재하는 분에게 속하는 본성이 하나뿐임을 인식하다. 동시에 그분이 위격적 하느님이라는 확신을 끌어내게 된다. 사실 위격은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것이기 때문에 창조주에게 위격을 귀속시키지 않을 수 없다.
성삼의 관계
4. 하느님은 세위격 아버지ㆍ아들ㆍ성령이다. 이 세위격은 같은 신 본체의 일치 속에 자존한다. 따라서 『세 하느님들이 아니라 유일한 한분의 하느님』이라고 선포할 수 있다.
여기에 구별되는 세 위격과 단 한분의 하느님이라는 깊은 신비가 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각 위격이 같은 하느님인데 어떻게 실재적으로 구별될 수 있는가?
우리는「관계」라는 개념에 바탕을 두고 대답한다. 하느님의 세 위격은 그들이 서로와 맺고 있는 관계에 의해서만 구별된다. 바로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 아들과 아버지와의 관계, 아버지와 아들의 성령과의 관계, 성령의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로 구별된다. 6백 75년 똘레도 공의회는 이것을 정확하게 밝혔다. 『아버지는 자신에게 관계되지 않고 아들에게 관계되는 분이며 아들은 자신에게 관계되지 않고 아버지에게 관계되는 분이며 마찬가지로 성령은 아버지와 아들의 영이라고 서술되는 만큼 그분은 자신에게 관계되지 않고 아버지와 아들에게 관계된다.』
플로렌스 공의회는 이 삼위일체의 진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이 일치를 통해…아버지는 완전히 아들 안에 있고 완전히 성령 안에 있으며, 성령은 완전히 아버지 안에 있고 완전히 아들 안에 있다』이 구별되는 하느님의 세 위격은 상호관계에도 불구하고 같은 존재, 같은 생명, 같은 하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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