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선 유일한 도미니꼬 수도회 회원이면서 또 첫 수사신부인 김인중 신부(베드로ㆍ34)가 지난 11월 하순 흰색의 긴 수도복 차림으로 입국하던날 그를 마중 나갔던 가족과 친구들은 어리둥절 한동안 할말을 잊을 수 밖에 없었다.
69년 유럽 유학길에 오른후 미술공부만 하는줄 알았던 그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신부가 되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부모님들을 설득시키느라 한나절을 진땀을 뺐습니다. 원래 저의 집안은 유교를 믿어온데다 제가 장남이고 보니 부모님들의 놀라움은 가히 짐작할만한 일이지요. 게다가 집에서 아시면 반다하실까바 저의 신부 수학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으니까요』한바탕 소동이 가라앉은 후인 요즘도 만나는 동창들이 이색적으로 변모한 자신을 어떻게 불어야할지 몰라 당황해한다고 웃는다.
대전이 고향인 김 신부는 64년 서울미대를 나와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현 서강대 교수인 박갑성 교수를 대부로 입교, 한때 서울 소신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때 싹튼 성직에 대한 깊은 동경을 뿌리치지 못한채 유럽으로 건너간 그는 성직과 자신의 예술을 병립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 방황끝에 69년말 자신이 택한 스위스「프리브르그」대학을 운영하는 도미니꼬회에 입회,「프리브르그」대학신학과에서 성직과 예술의 수련기를 보내고 지난 10월 서품을 받았다. 동회 스위스관구 소속으로 스위스에 머무르고 있는 김 신부는 모친의 회갑에 참석키 위해 임시귀국하면서 그곳에서 준비한 작품 25점을 갖고 구랍 26일부터 5일간 서울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 귀국전을 열었다.
『날로 신앙이 엷어가는시대에 성직에 오른 미술도가 갈 수 있는 길이란 결국 예술을 통한 신앙의 승화작업이 아닐까요. 다행히 제가 속한 도미니꼬회는 역사적으로 많은 예술가들과 깊은 유대를 맺어온 전통을 지니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월말 출국예정인 김 신부는 자신의 소망이 있다면 도미니꼬회의 한국 진출이라고. 한국 진출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앞으로 2년마다 귀국하여 전람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김 신부는『단순한 전람회로 끝내지않고 도미니꼬회의 한국 진출 기반을 닦는 작업을 병행시키고 싶다』면서 도미니꼬회 진출에 있어 자신의 역할을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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