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만큼 저녁시간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는 시설이 없는 나라도 그리 흔하지 않다. 고작 있다는 건 총총히 들어선 다방과 술집이다. 그나마 여자들에겐 거의 폐쇄된 것이 한국의 밤거리다. 선진외국에선 퇴근후 저녁시간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한 때이다. 드라이브 야간운동경기 댄스 파-티…등 이 저녁 한때를 즐기기 위해 각자 일터에서 오늘 하루를 열심히 일해온 것이다. 이렇게 즐거운 저녁 한때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도시인에겐 필요불가결의 시간이다. 물론 다방에나 술집에서 부담없는 동료들과 어울려 허물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큰도움이 된다. 그러나 도시의 정신노동자에게 오기 쉬운 운동부족은 이런방법만으로써는 해결이 어렵다. 앉아서 하는 담화보다는 보다 활동적인 유흥이 더 이상적이다. 운동후에 오는 기분좋은 피로, 이것이야말로 현대에 시달린 신체의 긴장을 풀게하고 나아가서 깊은숙면을 쉽게 취할 수 있는 가장 값진것이요, 노이로제 예방의 첩경이 되는것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런시설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보다 우리의 사고방식이 더욱 문제다.「논다」는 것을 마치 죄악시하는 동양적 사고는 좀 다른 차원에서 재고가 되어야 할줄 생각한다. 건전한「놀음」은 생활의 원동력이다. 저녁 한때를 즐거이! 도회인에게 권하고 싶은 쉽고도 어려운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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