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은「만종」「이삭줍는 여인들」등 불후의 명작을 남겨 전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19세기 프랑스의 천재화가 쟝 프랑소아 밀레의 1백주기가 되는 날이다. 차제에 본보는 그가 남긴 여러 작품의 종교적 측면과 세계관을 홍익대 박물관장이며 미술평론가인 이경성씨를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화가 밀레하면「만종」「이삭줍기」등 경건한 종교화로 이름높은 19세기초(1814~75)의 프랑스 화가이다.
세계미술사상「만종」은 다빈치의「모나리자」와 더불어 가장 세상 사람들이 잘 알고있는 그림이다. 그것은 1859년「빠리」의 북방「파르비죤」마을에서 그린 밀레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젊은 농민부부가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마침 들려오는 삼종을 들으며 기도를 드리는 장면으로 가난속에서 신앙의 기쁨에 넘친 정경이 화면에 넘치고 있다.
이처럼 순도높은 종교화를 그렸기에 밀레를 가리켜 종교화가라고 할 수있지만 그의 본질은 오히려 풍경화나 인물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점 18세기 스페인의 화가 무리로는 글자 그대로 종교화가라고 할 수 있다.
밀레는 노르만디의「셀부르」근처에 있는「구룻씨」마을 농가의 8남매 중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난과 싸우면서 그림공부를 하고 평생 농민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나중에 도시의 공해를 떠나 고흐 등 마음맞는 화가들과「빠리」북쪽에 있는「파르비죤」숲으로 들어가 자연을 벗으로 생활하면서 그림에만 골몰했다.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는 뜰에서 풍경을 그리고 그 자연속에서 꾸준히 살아나가는 농민들의 모습을 청순한 마음으로 바라다보고 그것을 경건한 태도로 캔버스위에 옮겼던 것이다.
그러다가 겨울이 되면 집속에서 인물화를 그리곤 하였다.
밀레의 그림은 사실적인 방법을 따라 눈에 보이는대로 그린다. 그러기에 그 외양의 인상 때문에 그 외양이 지니고있는 물체의 구조적인 면은 등한시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밀레의 그림은 하나같이 물체의 표현이 유럽의 고전미술이 지니고 있는 굳건한 형성력을 갖추고있다. 이것이 바로 화가 밀레를 평가하여주는 중요한 표적이다. 밀레를 가리켜 농민의 화가 종교의 화가라고 하는 것은 화가로서의 기반에 서있기에 그가 다른 작품 주제의 느낌을 어느 한것으로 집약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밀레 작품의 종교적인 측면은 그가 경건한 그리스도 신자이고 그 신앙을 작품에 주제와 융화시켰을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밀레 자신은 일부러 종교화만을 주제로 그린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밀레의 세계관은 모든 조화속에 신의 섭리를 발견하고 그 자연을 찬미하는 것이 곧 신의 공부를 찬미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근세미학 이후에는 예술과 종교를 분리하는 것이기에 사랑의 생활적 태도는 기능에 따라 예술적 태도 도덕적 태도 종교적 태도 학술적 태도 등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밀레는 예술가로서 가장 충실히 그림을 그렸는데 보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밀레는 농민화가」라고도「밀레는 종교화가」라고도 보여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밀레 작품에서 오는 해석의 차이는 최근 일부 사회학자들이 밀레 그림에 나타나는 농민의 고통스러운 표정만을 따가지고 밀레를 사회주의자라고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일까지도 일어날 정도이다. 밀레로 하여금 대표적인 종교화가로 만든 것은 앞에서 이야기 한「만종」인데 이 그림은 예술적으로 보면 평범한 작품이다. 화면의 수평을 하늘쪽을 넓게 잡아 탁트인 공간을 마련하고 인물(두 젊은 부부)을 전경에 배치하고 멀리 지평선 부근에 교회건물이 보여 황혼이 지는 광선을 타고 종소리가 화면 전부로 확대해 온다.
그 종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교회 건물과 일손을 멈춘 두 사람의 고개를 떨어뜨린 표정과 앞으로 합장한 바로 그 손에서 들리는것 같다.
이 문학적 _상이 밀레가 실지「파르비죤」의 뜰에서 보고 느끼고 그린 이 작품에 더해져 만종을 보는 사람의 상상의 세계에까지 유도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이란 종합적이어서 보는 사람의 수만큼 그의 얼굴이 있는 법이지만 밀레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화가 밀레의 종교적 측면은 곧 그와 신앙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보는 사람의 신앙의 척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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