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역사적 기원을 간단히 살펴보면 3ㆍ4세기부터 동방과 서방교회에 다같이 성세지원자에게 성세를 준비시키는 연수기 제도가 생겨났다. 기성신자들은 이 기간동안 절제와 단식으로 부활제를 준비하면서 성세지원자들을 위한 말씀의 전례에 같이 참여했다.
이때 사용하던 말씀의 전례가 후에 미사전례에 옮겨져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사순절 미사전례의 주제는 모두가「세례」와 관계되는 것이다. 단식의 기간은 유동적이었다가 주님의 모범을 따라(마태오 4장) 40일로 정해지자「사순절」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단식을 하지않는 일요일을 제외하면 부활축일전 40일은 오늘의「재의 수요일」에 해당한다. 6세기부터는 어른들의 성세가 적어지자 자연 연구기 제도도 차츰 사라져 갔다. 그 대신 이 계절은 공적죄인들이 속죄하는 계절로 바꾸어졌다. 이때부터 성세의 성격은 약화되고, 사순절은 공적으로 속죄하는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서, 개인 고백의 습관이 생긴 뒤에도 공적죄인의 속죄의 계절로 오랫동안 남게되었다. 후에 공적속죄의 관습도 사라지자 전체교회의 속죄의 계절로 뜻이 바뀌고 속죄를 상기시키는 뜻에서 사순절 시작에 모든 신자들에게 재를 뿌리게 되었다.
이 마지막 단계가 수세기동안 계속해 내려오면서 신자들로 하여금 사순절은 속죄의 시기라는 생각을 가지게했다. 그러다가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전례헌장에서 사순절은 그 본래의 성격으로 돌려졌다. (109 및 110조)
위에서 본 바와같이 사순절은 성세지원자를 위한 연수기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사순절에 대해서 첫째로 생각할 것은 성세다. 바오로의 말대로 성세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는 것이다. (로마 6ㆍ3-4) 성세안에서 그리스도교 실존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한다는 것은 묵은 사람은 죽고 새로 창조된 자가 된다는 뜻이다. (꼬후5ㆍ17)
성세는 실존의 변혁인 동시에 사회적 사건이고 또한 역사적 시야를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 믿는자 안에서 구체화 되는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참여하고 종말을 대망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님의 부활을 맞는 최상의 준비는 모든 신자들이 성서와 전례를 통해서 이 성세의 은혜를 회상하고 성세때의 결단을 새롭게 하는것이다.
사순절은 성세지원자 뿐아니라 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회심을 깊게하기 위한 속죄의 시기이기도 하다. 성세때 신자는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것을 버린다. 즉 그는 하느님만을 섬기고 마귀와 그 행실을 끊겠다고 약속한다. 죄는 자유로이 이 약속을 어기는 것이다.
범죄했으면 마땅히 뉘우치고 배상하고 생활의 방향을 바로 잡아야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개개의 죄보다 생활을 이끌어가는 마음의 자세다. 또 모든죄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를 손상하는 것이다.
죄는 개인적 차원 뿐아니라 교회적 사회적 차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속죄도 내적인 회심의 정신과 함께 외적이고 사회적인 속죄라야 한다.
사순절의 속죄실천은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 되기 때문에 옛부터 내려오는 단식과 금육 기타 여러가지 고행의 방법이 현대에 적합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오늘에 맞는 구체적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그럴경우 과거처럼 개인적인 것만 생각하지 말고 공동체적 속죄로서의 사회성을 가진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들면 구라파의 몇몇 주교단은 사순절의 헌금으로 많은 선교사들과 저개발 국가들을 원조하고 있다.
우리는 사랑에 뿌리박은 것이 아닌 형식적이고 노예적인 속죄실천을 지양하고 그 실천에 있어서도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사순절과 단식. 금육제
⊙사순절은 보속의 시기
사순절은 보속으로 특징지어진 시기이다. 만 21세부터 60세까지의 모든 신자들은 사순절 동안의「재의 수요일」과「성 금요일」에 대재를 지켜야만한다. 또 만 14세 이상의 신자들은 매 금요일에 소재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교회의 소재관면
그러나 성청은 한국 주교회의의 상신에 의해 1966년 10월 12일부로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의 소재 관면을 인준했다.
①한국의 모든 교우들은 사순절 중의 금요일을 제외한 모든날에 소재가 관면된다.
②한국의 모든 교우들은 사순절의 금요일이라도 외출하여 식사하는 경우는 소재가 관면된다.
⊙대소제 규정이 금하는 것
소재날은 고기(肉類)음식을 금한다. 그러나 계란 우유 제품(뻐터 치즈)동물의 지방사용은 예외로 한다.
대재날은 하루 1회만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아침과 저녁에는 각 지방에서 인정되는 습관에 따라 소량의 식사를 하는 것은 금하지 않는다.
⊙보속의 현대적 의의
그러나 사순절의 보속은 다만 내적이고 개인적이어서는 안되며 동시에 외적이요 사회적이기도 해야한다(전례헌장 110)
이에따라 전통적인 사순절 고행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달라졌다. 1966년 2월 17일에 반포된 교황 바오로 6세의「보속에 관한 회칙」에서는「기도ㆍ단식과 더불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덕의 실천이 보속에 대한 하느님의 명령에 응답하기 위한 기본적 자세」임을 가르치고 있다. 포교성성은 한국교회의 소재관면을 인준하면서「신자들에게 소재관면을 하는 기회에 자선사업과 신심행위를 대신할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