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이는 주께서 명하신 지상 사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신자들의 전교 자세는 한마디로 너무나도 소극적이란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교주일을 맞아 최근에 입교한 영세자들로부터 신앙을 찾기까지 그들이 보고 느낀 기성신자들의 전교 자세를 들어보기로 한다.
◆박찬도
손만 내밀면 잡힐 영혼들 너무나 많아
용기 내어 성당 찾다 되돌아가는 수도
흔히 오늘을 사는 세대들은 가장 불행한 세대 좌표가 없는 세대라고들 한다.
인생이 누려야 할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선과 악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현대를 슬기롭게 살아가야 할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을 만큼 인간이 사는 환경이 달라져가고 또 앞으로도 계속 달라질 것은 확실하다.
이런 현실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열망은 나로 하여금 성당의 문을 두드리게 했고 하느님 아버지를 찾게 했다. 하느님을 내 마음에, 우리가정에 모심으로써 참된 영성적인 기쁨을 찾을 수 있었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도를 통해 찬미와 감사를 드릴 수 있었으며 사죄와 청원으로 안주(安住)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구하시오, 받을 것입니다 찾으시오, 얻을 것입니다…』마태오복음 7장의 말씀은 나에게 보다 큰 용기와 자신을 주었다.
이러한 기쁨과 행복을 찾기까지에는 많은 형제자매들의 도움과 배려가 있었음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이라도 더 찾기 위한 그들의 헌신적인 봉사와 희생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랑 그 자체를 증거하는 표양이었다.
그러나 신앙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수많은 영혼들과 비교해 볼 때 우리 신자들의 전교 방법이나 전교 자세가 과연 적극적인 것이었는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손만 내밀면 얼마든지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 우리 주변 우리 이웃에는 너무나 많다는 것을 느껴본 적은 있는가? 용감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성당의 문을 두드렸다가 찾아주는 이 없는 쑥스러움을 견딜 수 없어 뒤돌아서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가? 사실 형제들의 따뜻한 손길로 이끌림을 받았고 참신앙을 찾았던 나의 경우는 너무 행복한 불림이었기 때문에 이런 투정을 할 자격이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교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의 현실을 직시할 때 한 번 다같이 생각하고 반성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기에 감히 몇 말씀 드려본 것이다. (박찬도·신림동본당)
◆ 이병희
소극적인 태도로 많은 영혼 방치돼
구태의연한 전교 방법 재고돼야 할 듯
사람들이 종교를 갖게 되는 기회는 각양각색이다. 흔히 우연한 기회에 종교 서적을 통해 혹은 친구를 통해서 입교를 하게 된다. 스스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찾아와서 입교하는 기회는 지극히 드물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종교란 없어도 별 불편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대로 일생을 보내기도 하고 입교자는 신앙을 알았기 때문에 신앙생활로 여생을 보람있게 보내는 차이밖에는 없다.
사실은 저도 40이 넘도록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여 평생을 그대로 보낼 뻔했다.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래서 요즘은 입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가 늘 주변을 살피며 혹 입교의 기회를 잃은 자가 없는가 하고 살피는 것이며 그렇다고 아무나 붙들고 무작정 전교할 용기도 없다.
그러면서도 입교의 순간적인 찬스를 못 얻어 일생을 방황할 사람들을 생각한다.
가톨릭에 있어 제일 큰 문제점이기도 한 이 문제에 대해 이제 막 햇병아리인 저에게 제언을 할 기회를 준다면 서슴없이 전교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장하고 싶다.
길거리에서 미치광이처럼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떠든다고 해봤자 뭇 사회인은 혐오감을 느끼며 오히려 자기도 입교하여 저런 혐오 대상자가 될까 지례 겁을 먹는다.
그와 반대로 가톨릭에 있어 전교를 한마디로 말해 감나무 밑에 누워 홍시가 자기 입에 떨어지도록 기다리는 정도라고나 할까? 나무에 오를 줄 알면서도 꼭 누워서 기다리는 것이 무슨 풍류이겠는가? 혹은 교회 안에서만 아직도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 속히 하느님 곁으로 돌아와 주십사고 기도하는 그런 전교로 시정에 우글거리는 많은 영혼을 어떻게 구제할 생각인지 모르겠다. 바야흐로 PR 시대다.
아직도 대원군 시대에 박해 받으며 숨어서 전교하는 그런 방법으로 많은 영혼들에게 죄를 지을 것인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병희·대구 복자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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