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고에 시달리면서도 여가를 틈타 환자들이 제작한 도자기가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 대구 매일화랑(매일신문사 1층)에서 선을 보이게 된다.
성 베네딕또 수도회가 지난 75년 8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연화동 165번지에 설립한「연화결핵요양원」환자 30명은 박창광(스테파노)씨의 지도로 도자기 제작을 익혀왔다.
이들 환자들은 금년 2월부터 정신요법의 하나로 도자기 제작을 시작했다는 것.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던 환자들이 몇몇 동료가 만든 작품이 완제품이 돼 나오는 것을 보고는 하나 둘 열을 내기 시작、지금은 4~5명이 프로급 수준이며 나머지 10명은 취미로 계속해 오고 있단다.
이번에 선을 보이게 될 도자기는 청자와 색자 합쳐 총 1백여 점으로 청자는 성작 주수병ㆍ성체등ㆍ촛대ㆍ성수 그릇 등 제구류이고 색자는 식기ㆍ화기ㆍ찻잔·술그릇 등 일반 상품이다.
지금까지 도자기 제작을 지도해오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취미생활을 살린 도자기 기술이 환자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지도를 맡게 됐다고 말하고 현재 외국에서는 도자기를 제구로 사용하는 나라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프란치꼬회나 작은 형제회 작은 자매회에서 도자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귀뜀했다.
특히 도자기 주문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박씨는 한국 고유의 예술품을 한국 교회에서 제구나 성물로 사용하는 토착화 문제를 조심스레 시도해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요양원 원장 김태규 신부는 도자기의 교회 성물 토착화는 미개척 분야로 앞으로 전망이 밝다고 내다보면서 이번 전시회가 끝나는 대로 수도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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