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거룩하신 하느님

1.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온 누리의 주 천주. 하늘과 땅에 가득한 그 영광』(성찬전례).

날마다 교회는 하느님의 거룩함을 선포합니다. 특히 감사송 후 성찬기도 서두에 그렇게 합니다. 『거룩하시다』라는 말을 세 번 되풀이함으로써 하느님 백성은 삼위의 하느님을 찬미하고 그분의 높은 초월성과 가까이 할 수 없는 완전성을 고백합니다.

위의 성찬전례 말씀은 이사야서에서 나온 것인데 거기에는 하느님의 출현이 묘사돼있고 예언자는 하느님의 크신 영광을 바라보고 백성들에게 그것을 알립니다.

『…나는 야훼께서 드높은 보좌위 앉아계시는 것을 보았다…스랍들이 그를 모시고 있었는데…그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외쳤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야훼 그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시다」』(아시야6. 13). 하느님의 거룩함은 신성의 내밀한 신비에 거(居)하며 동시에 창조 전체에 빛나는 그분의 영광(Kabob Yahweh)을 뜻하기도 합니다.

2. 신약의 마지막 책인 묵시록은 구약에서 여러 요소들을 취하는데. 에제키엘(1. 26)예언자에게서 끌어낸 또 하나의 신현(神現)에 나오는 요소들과 더불어 이사야의 「세 번 거룩하심」도 다시 제시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롭게 선포되는 것을 우리가 듣게 됩니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전에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장차 오실 분 이시로다!』(묵시록4. 8.).

거룩함과 「불」

3. 구약의「거룩하다」는 말은 히브리어「가도스」(gados)에 상응하는데 한편으로 빛이라는 생각.「밝다. 빛나다」라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약의 신현(神現-하느님의 나타남)들은 모세에게 하느님이 나타났을 때 (출애급3. 2)와 시나이 신현(신명기4. 12)처럼 불이라는 요소와 에제키엘(1. 27~28)위에 언급한 이사야(6. 1~3)하바꾹 (3. 4)이 본 것처럼 눈부신 빛이라는 생각도 그 안에 담고 있습니다. 희랍어 신약성서에 나오「하기오스」라는 단어는「거룩하다」는 말에 상응합니다.

구약의 어원은 히브리서에 나오는 다음 구절도 밝혀줍니다. 『…우리 하느님은 태워버리는 불이십니다』(12. 29: 신명기4. 24) 요르단 강에서 세자요한이 메시아에 대해 말하는 것도 마찬가집니다『그분은 성령과 불로세례를 베푸실 것이다』(마태오3. 11)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사도들 위에 성령이 내려 오셨을 때『불같은 혀』가 나타났다(사도행전2. 3)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끌어당기면서 동시에 접근 못하게 하는 하느님의 거룩함

4. 현대 종교 철학자들(보기ㆍ루돌프 웃토)이 하느님의 거룩함에 대한 인간의 체험에서 「황홀함」과「두려움」의 요소를 본다면 이것은 이미 언급한 구약의 어원과 불의 요소가 나타나는 성서의 신현(神現)들에 의해서도 확인됩니다. 불은 한편으로 하느님영광의 광채. 광휘(fascinosum)를 상징하고 다른 편으로 태우고 몰아내는 열(熱). 어떤 의미로 그분의 거룩함(두려움을 자아내는)이 불러일으키는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구약의「가도스」(gados)는 끌어당기는「황홀함」과「분리」따라서 접근불가능성을 암시함으로써 몰아내는「두려운 것」을 둘 다 포함합니다.

가까이 오지 말아라

5. 이 교리에서 우리는 이미 여러 번 출애굽기의 신현(神現)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사막에온 모세는 호렙산 기슭에서『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보고 떨기에 가까이 다가갈 때『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아라 네가 서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다 네발에서 신을 벗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출애급ㆍ3. 2~5참조). 이 말씀들은 하느님의 거룩함을 두드러지게 드러냅니다. 그분은 불타는 떨기나무로부터 모세에게 당신의「이름」(『나는 내가 있다하는 자다』)을 계시하시고 이 이름으로 그분은 에집트 땅에서 이스라엘을 해방시키도록 모세를 파견합니다. 이 신현에는「두려움」의 요소가 있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함은 인간이 가까이 할 수 없는 분으로 머무십니다.(『가까이 오지 말아라』)더욱이 시나이 산에서 맺은 계약의 묘사 전부(출애급19. 20)가 비슷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까이 할 수 있는 하느님

6. 나중에 특히 예언자들의 가르침에서 인간이 가까이 할 수 없는 이 하느님의 거룩함의 특징은 『가까이 할 수 있는』. 그분의 접근가능성. 그분의 낮추심에 길을 터줍니다.

아사야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극히 높으신 이. 보좌에 영원히 앉아 계시는 이. 거룩하신 분이라 불리는 이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높고 거룩한 보좌에 앉아 있으면서도 얻어맞아 용기를 잃은 사람들과 함께 살며 잃은 용기를 되살려주고 상한 마음을 아물게 해주리라」』(57. 15)

마찬가지로 호세아서에도 이렇게 나옵니다.

『…나는 사람이 아니고 신이다. 나는 거룩한 신으로 너희 가운데 와 있지만 너희를 멸하러 온 것은 아니다』(호세아11. 9)

7. 하느님께서는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의 제 2위이신 당신「말씀」을 세상에 보내심으로써 당신의 가까움을 최대로 증거 하셨습니다. 그「말씀」은 우리와 같은 몸을 취하셔서 우리가운데 사셨습니다.

우리들에게 예언자들을 시켜 말씀하심으로써뿐 아니라 바로 당신 외아들의 위격 안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심으로써 우리와 가까워지고자 하신 이 하느님의 낮추심 덕분에 우리는 겸손하고 기쁨에 넘치는 신앙으로 다시 외칩니다. 『천주 성부의영광안에 성신과 함께 예수그리스도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주님이시고 홀로 높으시도다. 아멘』(Tu solus Sanc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