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자신과 종족 보존을 위해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 많은 동물의 종류 중에는 하등동물일수록 그 감지력이 더욱 민감하며 예지의 능력이 더욱 민감하다. 좀 더 힘이 세고 빠르면 빠를수록 그 감지 능력은 둔해진다.
그리고 야성일수록 더욱 예민하며 인공에 가까울수록 퇴화한다. 주위 환경에서의 도전이 없다든지 생존경쟁의 어려움이 없어지면 점점 퇴화하는것을 볼 수 있다. 예컨데 뉴질렌드에서 유명한 새인 노토르니스 (례일이라고도 함)는 원래 날라다니는 새였으나 해변에서 먹이가 많으며 적에게서 공격받을 위험이 없어지자 점점 퇴화해서 이젠 날개가 형편없이 되어 날 수 있는 재주를 잊어버리고 걸어다닌다. 한동안 보기도 힘들던 새가1948년에 다시 발견되어 평화로운 뉴질랜드의 상징적인 새라고 자랑을 하고 있다. 이런 실례를 보면 동물들은 환경에 대한 감응력이 매우 예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데 지하수가 흘러 습기가 올라오는 집은 방이 아무리 따뜻해도 고양이가 편안히 누워 잠을 이루지 못한다. 고양이는 습기를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습도에 대해서 예민한 고양이는 보통 사람의 감각으로는 도저히 느끼기 어려운 습도를 예민하게 느끼기 때문에 방을 아무리 따뜻이 해주어도 그 방을 싫어한다. 이런 자연적인 이치를 이용해서 예부터 고양이가 불안해하고 살기를 싫어하는 집에 사람이 살면 망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습도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몇십 년이고 그 집에 오래 살면 자연히 신경통이 생기며 순환기계의 병에 걸릴 수가 많다. 따라서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불편하게 되고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멀쩡한 저수지의 둑이 터질 무렵이 되면 못둑에 살던 뱀과 개미와 쥐들이 모두 나와 도망을 간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수일 내에 큰 비가 온다든지 아니면 인간이 느끼지 못한 어느 귀퉁이에 물이 새서 갑자기 못둑이 터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가장 지혜롭게 만드신 피조물들을 겸손되이 관찰할 때 위대한 원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학이 발달된 요즈음에도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지역에는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세밀히 관찰해서 징후를 미리 알려고 애쓰는 학자들이 많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짚새기 신고 산속길을 걸어다녔다. 외지고 험준한 산속길을 밤중에 걸어가노라면 때로는 도둑을, 어떤 때는 호랑이 같은 무서운 짐승을 만나는 것이 예사였다.
이때 찬 바람기를 느끼는 데서는 도둑이 더운 기를 느끼는 곳에서는 사나운 동물이 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머리끝이 쭈삣해지는 찬 기운은 도둑이 자신을 해치려 할 때다. 목숨이 상대방의 손에 달려 있는 가장 위험한 순간의 본능적인 표현이다. 행인이 모르는 유리한 곳에 숨어서 제가 원하는 무기를 쥐고서 행인을 노려보고 있는 도둑 앞에 누가 당해낼 수 있겠는가? 항거할 수 없는 위험을 당했을 때 피가 제대로 돌 수 없다. 그러니 찬 기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서운 동물을 만났을 땐 얼마든지 이길 수 있고 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인간은 지혜를 가졌으며 만물의 지배자이기에 같이 겨룰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래서 도전해오려는 호랑이에게 투쟁의 태세를 본능적으로 갖추게 된다. 피는 공격태세를 갖추는 순간 고동치며 흐른다.
그러자니 온 몸에 더운 기를 느낀다. 영리한 말은 주인을 위기에서 구한다는 말이 있다. 제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는 동물 중에 개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말은 주인에게 정을 전하고 충성한다고 한다.
주인의 목숨이 제 목숨인 양 느끼는 말은 주인을 해치려는 사람이 숨어있는 곳에선 여지없이 피해서 주인을 위기에서 구출한다는 이야기는 더러 있다.
주인을 등에 태워서 가는 도중에 주인의 신변에 위험을 당할 것을 예지로서 알아차리고 미리 도망치든지 다른 길로 피하는 예가 많다고 한다. 인간도 하등동물 못하지 않게 예지와 직감을 연습하고 연구하며 개발하고 수양하면 얼마든지 초능력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며 또 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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