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노동청년 운동(JOC)의 창설자인 요셉 까르디인 추기경은 1882년 11월 13일 벨기에「부랏셀」근교의 조그만 마을인「셀베르그」에서 가난한 노동자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마부였는데 나중에 조그만 석탄상을 경영하였으며 모친은 가정부 출신이었다.
나이가 차자 까르디인도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11세가 되자 대부분의 동료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공장에 들어가 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까르디인은 운이 좋았다. 다섯형제의 장남으로서 그도 역시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 가정살림에 보태어야만 할 처지였으나 신부가 되겠다는 그의 결심을 부모님께서 받아들인 것이었다.
신학생이 된 후 그는 가끔 휴가차 집에 들리곤 했는데 그때 공장으로 출퇴근하는 그의 옛 학교 동창들과 마주치곤 하였으나 이제 그들은 그를 외면하곤 하였다. 까르디인은 소외된 존재였다. 까르디인은 그 자신의 출신계급을 떠난 것이었다. 그는 이른바 사회의 지식층이요 특권층인 교육받는 소수인에 속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체험은 나중에 그의 평생을 기울여 심혈을 바친 JOC운동의 실마리가 되었다. 21세의 청년이 된 신학생 까르디인은 부친의 임종시 병상앞에 서게되었다. 그는 평생을 고된 노동으로 굳은살이 맺힌 부친의 손으로 최후의 축복을 받았다. 그때 그는 죽어가는 부친앞에서 온세상의 노동계급을 구원하는데 자기자신을 바치겠노라고 맹세하였던 것이다.
1906년 그가 24세가 되던해 서품을 받고 한 해 후「루벤」대학에서 정치학과 사회과학 과정을 이수하고「브랏셀」의「레아켄」교구 소속 신부로 발령을 받았다. 당시 그는 이 교구에 1만3천5백여명의 노동자가 저임금하에 형편없는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JOC운동의 첫 시도가 여기로부터 전개되었다. 그는 맨 처음 본당 내에서 12~3세 정도의 30명의 소녀「클럽」의 지도신부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즉시그「클럽」을 변화시키는 작업에 착수하였다. 그는 그들 회원 자신이 독자적으로 그「클럽」을 운영해 나가야 할것이며 또 심리적인 효과를 위해 최소한의 회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불과 수개월이 못되어 회원은 1천여 명으로 증가되었다. 그는 곧 「가톨릭 여자노동자 연맹」을 조직하였고 곧이어 남자청년들이 이를 원하자 9백명의 회원으로「삐오 10세 연맹」을 창설하였다. 세계 1차대전이 발발하자 까로디인 신부는 벨기에 노동자들을 독일로 이송하려는 독일의 정책에 항거하다 6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종전 무렵 열차의 이동정보를 연합국 측에 제공하였다는 혐의로 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감옥에서도 그는「메모」를 통하여 회원들의 연구회를 지도하였다. 나중에 이「옥중메모」는 JOC운동의 근본지침이 되었다. 종전후 그는 본당사목과 함께「노동조합 청년」을 창설하였다. 한마디로 그의 평생은 노동자들의 생활향상과 개선을 위해 바친 생애였다. 그는 때때로 본당 사목의 한계를 넘어서는 활동을 한다고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공산주의자와 결탁된 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받았다. 훗날 삐오 11 세께서는 남루한 복장을 한 이색적인 신부의 불타는 정열과 거침없는 사상과 신념을 듣고『당신이야말로 노동자들을 하느님께 되돌릴수 있는 사람』이라고하시면서 까르디인 신부의 머리위에 손을 얹으시고 가톨릭 노동청년 운동을 축복할 뿐만아니라『이 운동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자』고 말씀하셨던것이다. (계속)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