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토록 모은 피땀의 결정인 5천2백여만 원의 재산을 아낌없이 육영사업에 바친 장한 할머니가 있다. 미담(美談)의 주인공은 대구시 중구 종로 1가에 거주하는 배동경(율리아나ㆍ70세ㆍ계산동본당) 여사.
배 여사는 경산군 하양면 소재 무학중학교(교장=이임춘 신부)가 고등학교 설립을 구상하고 있으나 자금사정으로 실현을 못보고 있다는 소식을듣고 73년 교사 신축자금 1천2백50만원을 희사, 그 해 말 연건평 1백59평의 아담한 3층 새 교사를 건립, 고등학교 설립의 터전을 잡아주었다.
이어 배 여사는 2백50만원을 들여 새 교실에 의자와 책상을 구입토록 하는한 편, 대구시 남구 두류산 일대 밭 5천평(시가2천5백만원)과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종로1가의 주택(시가 1천2백만원)까지 학교재단에 기증, 무학중ㆍ고등학교의 기틀을 든든히 했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부군(夫君) 신흥기씨와 함께 한국의 2세들을 자신의 친자식처럼 길러주자는 뜻으로 학교설립을 꿈꾸어 오던 배 여사는 64년 부군이 갑자기 별세하자 혼자의 힘만으로라도 부군의 유지를 살리고자 두류산 일대에 7천평의 대지를 매입, 학교건립을 서둘렀다. 그러나 이 일대가 도시계획상 녹지대로 바뀌어 일체의 지상건물 신축이 금지되자 후진양성에의 부푼 꿈은 깨어지고 말았다.
이에 배 여사는 재산을 기존학교에 희사, 부군의 큰뜻을 따르기로 하고 대상을 물색중 무학고등학교 신축계획을 듣고 기꺼이 전재산을 기증하게 된것이다.
젊어서 요정 죽림헌을 경영, 오늘의 터전을 잡은 배 여사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신조로 삼아왔다. 주위에서는 배 여사의 재산은 폐품 하나 버리지않고 알뜰히 모아 팔거나 다시 사용하는 등 내핍생활을 통해 모아진 피땀의 결정이라고 귀띰했다.
배 여사의 헌신적인 협조로 무학고등학교는 금년 신학기로부터 3학급 1백80명의 신입생을 모집, 지난 3월 29일 오전 10시 개교식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동교 재단이사장 서정길 대주교는 배 여사에세 감사패를 전하고 그의 숭고한 정신과 결단을 높이 처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임춘 교장신부는 인사를 통해『배 여사의 큰 뜻은 이 학교가 존립하는한 무학동산에 영원토록 꽃필 것』이라고 말하고『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합심일체가 되어 학교발전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무학중고등학교 구내에 사후에 대비, 유택(幽宅)까지 마련한 배 여사는『평소 자식이 없어 쓸쓸해 했는데 이제 이렇게 많은 자식을 얻게되어 기쁘기 한량없다』며 전교생들이 학업에 힘써 건실한 일꾼이 되어줄 것을 조용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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