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의미에서 성지(聖地)라고 부르는 곳은 팔레스티나, 즉 지금의 이스라엘 땅뿐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어 몸소 밟아 축성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땅 중에서도 그분의 탄생지, 삶의 터전, 생애의 절정인 수난과 죽음과 묻힘과 부활의 현장이야말로 참으로 거룩한 곳이다. 그래서 라틴어로 Terra Sancta또는 영어로 Holy Land라고 대문자로 시작해서 쓰면 모두 현재의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말로 알아듣는다. 그 뜻은 거룩한 땅 즉 성지(聖地)라는 말이다.
그 밖에 성모님의 연고지나 발현지, 사도들, 성인들, 순교자들의 연고지나 유적지는 성지라고 하지 않고 유물보관소나 기적이 일어난 곳, 참배소, 발현지, 신성한 곳, 기념ㆍ유적지를 뜻하는 Shrine이나 sanctuary, sacred places를 사용해서 성지와 구별한다.
따라서 초대교회 시절의 유명한 순례지는 성지인 팔레스티나였다. 그외 구약의 성소들을 찾아 순례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대 교회부터 오늘까지 변함없는 순례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순례지는 팔레스티나 땅이다. 물론 팔레스티나에는 성모님과 사도들의 연고지도 많다.
팔레스티나 순례 다음으로 비중이 큰 곳은 로마다.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무덤이 있고 베드로의 후계자가 살고 있는 곳이다. 중세에 와서는 8백 30년에 발견된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곰뽀스뗄라」가 유명한 순례지였다.
근대의 유명한 순레지들은 성모님의 발현과 관계되는 곳들이다. 1531년에는 멕시코의「과달루페」에서 성모님이 인디안 청년 후안디에고 에게 발현하셨고 1830년에는 프랑스「파리」에서 수련수녀 가타리나 라부레에게 발현하셨다. 1846년에는 역시 프랑스「라살레뜨」에서 14세의 소녀 베르나뎃따에게, 1917년에는 포르투갈의「파티마」에서 3소년ㆍ소녀에게 발현하심으로써 이 모든 발현지들은 나날이 전 세계 순례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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