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시대에 와서는 1300년 보니파시오 8세 교황이 처음으로 성년을 선포했다. 끌레멘스 6세 교황은 구약에서처럼 50년마다 성년을 지내도록 규정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50년마다 희년(喜年)을 선포하고 원수들과 화해하고 노예들을 자유인으로 풀어주고 빚을 없애주고 토지를 주인에게 되돌려 주었던 관습을 본받은 것이다. 그 후 1470년 바오로 2세가 다시 성년을 25년마다 지내도록 규정하여 오늘까지 이 관습은 계속되어 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에 지내게 될 성년을 준비하기 위해「생명을 주시는 주님」이라는 성령에 관한 회칙을 반포한바 있다. 신약에서는 구약에서와 같이 성년이라고 해서 사회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성년은 「대사(大赦)의해」라고 불리는데 교회가 그리스도께로 부터 받은 전권으로 죄의 벌을 없애주는 대사를 베푸는 까닭이다. 이 대사를 얻기 위해 신자들에게 회개와 속죄행위를 권장하고 그 표시로 순례지를 지정하여 순례하게 하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지정된 장소에 순례하는 것은 대사를 얻기 위한 조건이 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로마」베드로 대성전에 있는 베드로 무덤에 순례하는 사람에게만 대사를 베풀었으나 차츰 지정 순례지가 늘어나 바오로의 무덤이 있는 바오로 대성전과 로마 주교좌 성당인 요한 라떼란 대성전과 성모설지전(마리아 대성전)등 4곳이 필수적인 성년 순례지가 되었다. 이제는 까다꼼바와 성 십자가 대성전도 지정순례지에 들어간다.
15세기부터는 로마순례로만 성년의 은혜를 얻도록 하지 않고 지방교회에서도 순례지를 지정하여 대사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각 교구주교들이 주교좌성당 외에도 순교자의 순교자나 묘지 유물을 모신 곳을 지정하여 신자들이 순례함으로써 성년의 대사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순례에 앞서 진정한 회개로 고백성사를 받고 영성체하며 교황의 뜻대로 기도해야 대사를 얻을 수 있다. 성년의 은혜는 지방에서도 받을 수 있지만 교회의 단일성과 일치를 표현하기위해 성년에는 전 세계에서 로마로 순례 가는 것이 여전히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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