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저녁 7시 30분 명동성당에서 무료로 열린「장애자들 위한 추석 음악회」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주자 정명화의 첼로. 정명훈의 피아노. 강동석의 바이올린이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과 신체부자유한 장애자들의 순박함이 한데 어우러진 멋진 화음의 밤이었다.
서울 사회복지회 산하각단체와 교회 내 외의 장애자들을 비롯 일반신자 2천여 명이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명동성당에서의 이번 연주회는 단순히 거장들의 연주라기보다는 장애자를 위한 공연이었기에 남다른 감동을 일으킨 의미 있는 밤이었다.
이날 연주된 곡목은「베토벤의 대공트리오」를 비롯「브람스ㆍ멘델스존 3중주」등 시종 밝고 경쾌한 곡 이어서 청중들의 마음을 넓게 열어주기에 충분했고. 참석자들은 이들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우뢰아 같은 박수로 답례, 공연의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음악공연을 위한 전문적인 연주회장에서 분위기와는 달리 비교적 음악연주회를 접할 기회가적은 청중들의 열의에 보답하려는 듯이들 연주자들은 감정에 호소하는 생동감 넘치는 음악을 선사, 청중들을 독특한 예술적세계로 빠져들게 하면서 중간 중간 박수가 터질 때마다 잠시 연주를 멈추고 인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연 후 사랑의 고리, 맹인선교회 등 장애자들은 감사의 뜻을 전하는 꽃다발과 선물을 직접 증정 연주자들을 감격시켰는데, 피아니스트 정명훈씨는 이에 보답하려는 듯 성가「아멘송」을 즉석 연주해 또 한 번 청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연주회가 열렸던 명동성당은 공연시작 2시간 전 부터 인파로 크게 붐볐는데. 특히 장애자들의 수송을 위해 30여대의 택시를 동원한 서울운전기사사도회의 봉사는 공연의 의의를 더욱 빛내었다.
청중들은 연주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열렬한 환호를 보냈으며, 한 맹인 장애자는『볼 수는 없지만 이처럼 아름답고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해준 연주자들에게 감사한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번 음악회는 서울 사회복지회에서 주관한 것으로 9월 21일 부터 10월 6일까지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에 참가하고 있는 정명화ㆍ정명훈ㆍ강동석 3명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
독실한 개신교신자로 알려진 정명화 정명훈 두 남매는 공연을 마친 후 애써 눈물을 감추면서『이제까지 국내외에서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연주회를 가져보았지만 이렇게 가슴이 뭉클할 정도의 감동은 느껴보지 못했다』며 예술가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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