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박문국민학교 6학년 오재희(마카엘라)양과 중앙국민학교 5학년 정승호(베드로)군은 지난 9월 16일 오후 5시 교구장 나길모 주교님을 방문했다.
금년 회갑을 맞은 주교님께서는 직접 포도를 준비해놓고 두 어린이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 안녕하세요 주교님. 저희들은 그 동안 먼발치에서만 주교님을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뵙고 보니 여쭤보고 싶은 게 참 많아요. 어떻게 신부님이 되겠다는 결심을 하셨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당에 열심히 다녔어요. 학교도 가톨릭계학교를 나왔는데 부모님들의 영향이 컸어요.
- 만약 신부님이 안 되셨으면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아마 소방수가 됐을 거예요. 빨간 불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소방수가 어릴 때에는 너무 멋있게 보였어요.
- 한국에는 언제 어떤 동기로 오시게 됐습니까?
▲중학교 2학년 때 메리놀외방전교회 신부님으로부터 동양의 교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때의 감동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곧 메리놀외방전교회에 들어갔죠. 한국에는 1954년에 처음 왔어요.
- 처음 오셨을 때의 느낌은 어땠어요?
▲부산항에 첫발을 내딛자 곧 누가『당신 누구요』하고 묻길래『가톨릭신부요』하고 대답했더니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더군요. 조금 실망은 했지만 한국 사람들이 참 착하게 보여 안심했어요.
- 금년에 주교님이 되신지 25년이 됐고 또 회갑을 맞으셨는데 그 동안 가장 즐거웠고 또 슬펐던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죠?
▲회갑 때가 제일 좋았어요. 한국풍습에 따라 회갑을 지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슬펐던 일은 20여 년 전 미국에 계신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어요.
- 주교님께서는 운전 중에도 묵주의 기도를 하신다고 들었는데 우리 어린이들이 성모님께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녁기도 때 성모님께 기도드리면 좋을 거예요. 학교 오가며 묵주의기도 1ㆍ2단씩 바치는 습관을 가지면 틀림없이 성모님께 사랑받을 수 있어요.
특히 10월 로사리오성월에는 열심히 해야죠.
- 주교님 어릴 때 이야기를 해주시겠어요?
▲어릴 땐 야구와 타잔놀이를 무척 좋아했어요.
공부도 잘해 장학금도 자주 받았는데 특히 수학을 잘했어요.
그러나 교리공부가 싫을 때도 있었고 선생님께 야단맞은 적도 있어요.
- 주교님 발은 무척 큰 것 같은데…
키가 1m88cm에 발은 3백 20mm죠.
어렸을 때부터 아버님께서『굴리엘모(주교님 미국이름)야, 네발은 하느님이 축복해주지 않으셨나보다』고 자주 말씀하곤 했어요.
- 늘 바쁘신 것 같은데 하루 생활은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기도하고 미사 봉헌한 후 집무실에서 오후 6시까지 일하죠.
너무 바빠 어린이들을 자주 만나지 못해 참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렇지만 어린이들이 더 바쁜 것 같아요. 놀기도 해야 하는데 공부시간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기도는 열심히 해야죠.
-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이젠 참 좋으신 분이라는 걸 느꼈어요. 주교님 늘 건강하세요.
▲고마워요. 또 만나기로 해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