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성인 교리서로서「화란 교리서」에 이어「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번역 출간되었다. 입교 예비자들이 날로 증가하고 신자교육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한국 교회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 어떤 이는 왜 교리서가 그렇게 여러 가지가 필요한가 하고 반문할지 모르겠으나 본인은 교리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의 신앙 교리가 하느님의 신비이며 인류의 구원에 관한 신비이므로 아무리 완벽한 교리서라고 할지라도 항상 부족함을 면할 수 없고 인간의 필설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교리서들은 서로 보완하면서 사람들을 구원의 신비에로 안내하게 되기 때문이다.「그리스도의 가르침」은 화란 교리서와 함께 이 일을 잘하고 또 잘해내리라 생각한다.
위의 두 교리서를 특성과 구성 면에서 간단히 비교해 보면 두 교리서가 다 같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전통적 그리스도교 신앙의 신비를 알아듣기 쉽게 선포하고자 하는 점이다. 서로 구별되는 특성은 화란 교리서가 인류의 역사 안에 담겨 있는 구세사의 신비와 역사를 통해 완성될 하느님의 구세 역사를 줄거리로 하여 구상하는 데 비해서「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의 역사 안에 나타나는 하느님의 구원의 의지와 그 신비를 줄거리로 하여 구상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그리스도의 신비를 중심으로 해서 믿을 교리와 신앙생활 그리고 인류의 완성을 설명하는 교리서라 하겠다. 설명에 있어 현대적이며 성서적이라고 하겠으나 그 기본 구조는 16세기 이후에 많이 나타난 교리서들의 구상이 기초가 되어 있다.
예컨대 믿을교리편 생활 및 지킬 계명과 은총을 얻는 방법 그리고 회말. 이 방대한 교리 내용을 한 권의 책에 수록하려니 무리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교리 설명이 성서적이며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문헌에 기초를 두고 있고 각 교리의 내용을 풀어주는 데 있어 그 교리가 기초로 하고 있는 성서의 장구와 현대적 의미의 교회 가르침인 공의회 문헌이 인용 혹은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각 단원이 너무 요약되어 있고 간결하여 전체적 내용 파악이 힘들고 추상적인 감이 든다. 전체를 하나로 연결시키며 소화할 수 있게 하여주는 안내서가 요청된다. 우리말에도「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란 이야기가 있다. 이 좋은 책이 읽는 이에게 전달될 수 있는 설명서 내지 책의 효과적 사용 안내서가 요청되는 바이다.「그리스도의 가르침」을 한국에 소개하신 분에게 감사하며 이 마지막 청도 욕심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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