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지속된 전쟁 때로부터 공산주의자들은 우리 동포들을 두 손에 아무 것도 가진 것이라곤 없이 도시에서 내몰았으며 이러한 동포들과 같은 운명에 놓인 신자들 역시 생계에 허덕여야 했습니다. 굶주림과 가난 때문에 그들은 교리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으며 신부나 수도자들과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했으며 신부나 수도자들과 접속할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하였습니다. 수도자들은 학교를 세운다든지 혹은 이들 학교의 학생들에게 천주교 교리를 강의하였을 뿐이었으며 시골에서 배울 기회를 잃어버린 청소년이나 성인 그리고 새로운 신자들에게 교리를 자세하게 가르치는 것을 다소 등한시 했던 것입니다.
신부들이나 수도자들이 산간벽지에서 이들과 함께 어울림으로써 나무 그늘 밑에서 일손을 멈추었을 때나 저녁에 모닥불 가에서 아니면 공장이나 집단농장에서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동료로 일하는 가장한 신부,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들과 서로 가까이서 의견을 나누며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의 사랑을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인들은 인내심과 담력을 갖고 공산당 감시원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교리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거나 위로의 말을 주고받았습니다.
신자 상호간에 주고받는 비밀 신호는 신자들에게 생에 대한 힘과 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했으며 모든 것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뜻에 맡기려는 마음을 한층 더해주었던 것입니다. 종교활동이 공산주의자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 일상생활 속에서 즉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팔거나 들판에서 경작활동을 할 때를 이용하여 신자들은 강론 원고 교리 서적 신구약성서 등을 주고받았고 또 이것을 교인들의 자녀에게 전해주어 기록해 놓도록 함으로써 자녀들에 대해 종교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수도자들이나 신부들 대신으로 자녀들에 대한 종교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이렇게 함으로서 그 둘의 자녀들로 하여금 공공기관 군인 주둔지역 그리고 신경제 개발지역에서 누룩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신자들은 또한 천주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물질적인 문제에까지 신경을 씀으로써 공산당의 감시하에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신부, 수도자들과 교회 조직체 구성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마치 옛 사도들의 시대와 같이 생활하기를 기꺼이 원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그들의 모든 재산을 공산주의자들의 발굽 아래 가져다주는 대신 사도 베드로의 발아래에 가져다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새로운 신자들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면 비록 10km 이상이나 걸어야만 성당에 갈 수 있는 먼 거리이지만 공산당국에 어려운 통행 허가를 얻어 위험을 무릅쓰고 주일미사에 참석하며 집안에는 공산당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 성모상을 모셔 놓고 이른 아침 저녁 늦게 성경을 읽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 둘이 공산당의 위협과 보복이 따르고 미국과 티우의 종교이며 제국주의 종교를 믿는다고 낙인 찍혀 처벌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이미 그 둘은 여러 세대를 통해 인류 공동 사회에서 해야 할 교회의 사명과 신자들이 마땅히 서 있을 곳을 인식하고 마음 속 깊이 각오가 돼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천주교 단체 구성원들이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바는 그들이 베트남에서 많은 천주교 신부 수도자 및 신자들이 과거 수 세기 전 천주교 포교를 위해 희생되었던 것과 같이 순교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들 가톨릭 신자들은 법정에 출석하여 하느님을 그들 앞에 보여주고 베트남 가톨릭 종교사에 순교자로서 과거의 순교자들과 같이 죽을 것을 마음 속 깊이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들을 이간시켜 성직자의 위신과 신망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쓰고 하느님의 말씀을 왜곡 해석하며「양(羊)의 무리에 사나운 이리떼들을 풀어 놓는」것과 같이 교회를 파괴하려 하므로 모든 신자들은 이러한 공산당의 함정에 말려들어가지 않도록 서로 보호하고 서로 사랑하며 공산주의자들에 이용당해 가톨릭교회를 파괴하려는 불순분자들을 막아내고 제거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본인이 보아온 바를 종합하건데 공산주의자들의 탄압과 방해 속에서도 베트남 천주교회가 앞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한 가닥의 희망은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수십만의 과거 베트남 순교자들의 기원이 헛됨이 없이 비록 공산주의 치하에서 갸날프게 피어나는 신앙의 불꽃은 베트남 교회의 앞날을 밝게 비쳐줄 것이지만 내일의 교회를 위한 부활의 촛불을 수없이 계속적으로 켜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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