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창조기사
1. 하느님께서 창조하셨다는 진리-즉 그분이 자신 밖에 존재하는 모든 것, 세계와 인간을 무로부터 끌어내셨다는 진리는 이미 성서 첫 쪽에 표현되어있습니다. 창조에 대한 완전한 설명은 후에 계시의 발전 단계에서 비로소 나타납니다. 창세기 서두에 두개의 창조기사가 나옵니다. 성서학자들의 판단으로는 둘째 기사가 더 오래된 것입니다. 그것은 비유적이고 구체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데 하느님을「야훼」라고 부르기 때문에「야훼계시전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각적으로 나중에 구성된 첫 번째 기사는 더 체계적이고 신학적입니다. 하느님을 지칭하는데「엘로힘」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그 기사에는 창조사업이 6일의 연속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 7일은 하느님이 쉬신 날로 제시되어있어 학자들은 이 본문이 사제와 경신(敬神)계열에 그 기원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냈습니다. 노동자인 인간에게 창조주 하느님의 모범을 제시함으로써 창세기 1장의 저자는 제 7일을 거룩하게 지내야한다는 의무를 주입시켜 십계명에 담긴 가르침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단계적 창조
2. 창조사업에 관한 기사는 전례 안팎에서 자주 읽고 묵상할 가치가 있습니다. 각각의 날들에 대해서 우리는 서로간의 엄밀한 연속성과 명백한 유비를 알아챕니다. 그 기사는 이런 말로 시작됩니다.『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지어내셨다』. 즉 볼 수 있는 세계 전체, 그 다음에 각 날들을 묘사하는데 항상『하느님께서「있어라…」하시자』라는 표현이나 그와 비슷한 표현이 나옵니다. Fiat(있어라)이라는 창조주의 말씀의 능력을 통해 볼 수 있는 세계가 차츰 나타납니다. 처음에 그 땅은『꽃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습니다.』(혼돈). 나중에 하느님의 창조적 말씀의 활동아래 그것은 생명이 깃들이기에 알맞게 되어 식물과 동물 등 생물로 가득 채워지는데 그 가운데 하느님께서 최종적으로 인간을『당신의 모습대로』(창세기1, 27)창조하셨습니다.
창조기사의 중요성
3. 이 본문은 무엇보다 종교적 신학적 중요성을 띠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자연 과학적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찾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자연 속에 있는 각종(種)들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본질적 관심사가 될 결정적 규범이나 긍정적 공헌꺼리를 여기서 찾지 못합니다. 신적 원인성을 배제하지 않는 의미에서의 자연 진화론은 창세기에 제시된 볼 수 있는 세계 창조에 대한 진리와 원칙적으로 대립되지 않습니다.
피조물의 종속성과 가치
4. 전체로서 볼 때 세계의 표상은 감도 받은 저자의 펜에 의해 당시의 우주개벽설의 특징들로 묘사돼있고 그 안에 저자는 절대적인 독창성으로써 한 분의 하느님에 의한 만물의 창조라는 진리를 삽입시키고 있습니다. 이것이 계시된 진리입니다. 그러나 성서 본문은 한편으로 모든 피조물에 대한 완전한 권력(소위Dominum a-Itum)을 가진 창조주로서의 하느님께 대한 볼 수 있는 세계의 온전한 종속성을 긍정하면서 다른 편으로 하느님의 눈에 비치는 모든 피조물의 가치를 두드러지게 나열합니다. 사실 하루하루의 마지막에『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섯째 날 우주의 중심인 인간을 창조한 후『이렇게 하느님께서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기1, 31)고 합니다.
창조에 대한 성서의 서술은 존재론적 특성을 띠고 있습니다. 즉 그것은 존재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가치를 증언하고 있으므로 가치론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무한한 신성의 발현으로서 세상을 창조함으로써 그것을 좋게(선하게)창조하셨습니다. 그런 것이 우리가 성서의 우주창조론에서, 특히 창세기서두에서 우리가 이끌어내는 본질적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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