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는 신앙의 대상(계시된 하느님)과 신학의 내용(하느님이 우리에게 나타내 주는)을 종합적인 방법으로 지적하기 위해서 쓰이는 개념이다.
제1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계시된 교리와 신경의 개념에 결합되어 있고 신앙의 동의는 규정된 진리에 대한 동의는 규정된 진리에 대한 동의로서 설명되며, 하느님이 계시한 진리라고 믿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계시를 상호위격적만남과 대화로서 설명하며 다시 말해서 진리에 대한 계시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자아계시로서 계시자체가 이해된다. 즉 하느님이 그분과의 새로운 위격적 관계 안에 신앙을 통해 부르시고 머무시는 하느님의 은혜롭고 구원적인 자아표출로서 설명된다. 그래서 계시는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며, 주체와 다른 주체의 만남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계시의 본질, 대상 목표를 보겠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계시헌장(Dei Verbum)을 반포하면서, 계시에 관한 교의 구성문제를 다루고, 계시를 이해하려면 성서에 의지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성서 전체가 곧 계시라거나 또 계시 전체가 성서에 담겨 있다는 것은 아니다.
성서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하느님이 계시하신 것은 다름 아닌 당신 자신이라는 것이다. 하느님은 구세주로서, 능하시고 자비롭고 너그러우신 분으로서, 가치 있는 생명을 창조하고 우리의 존재에 참된 의미를 부여하는 분으로서 당신 자신을 계시하신다. 계시는 신적 삼위의 생명의 신비에 다한 계시이며, 그리스도의 위격의 신비, 아버지의 양자된 우리 생명의 신비에 대한 계시이며, 삼위일체의 행위로서 나타난다.
즉 주도권을 쥔 아버지의 행위, 생명을 자녀들에게 계시하기 위하여 아버지로 부터 파견된 아들의 행위, 사람들의 마음을 유순하고 자녀다운 마음으로 바꾸고 계시의 선물을 효과 있게 하시는 성령의 행위이다. 계시헌장은 계시의 삼위 일체적 특성과 아울러 그리스도 중심적 특성을 강조한다. 계시의 대상은 인가 역사 안에 중재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에게 드러내시는 하느님 자신이다. 삼위 일체적이고 그리스도 중심적은 2중의 특성은 제 1차 바티칸의 신중심주의적 특성과 대비된다.
신ㆍ구약 전편에서 살펴볼 때, 계시의 다상은 그분의 구원 계획이다. 이것은 하느님의 자유로운 결정이며 인간편의 요구나 회개나 염려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 사랑의 업적이며 자유로운 은총의 업적이다.
계시의 사실과 대상을 확인한 후 계시헌장은 그 본질 면에서 상호 위격적이고 역동적 성격을 강조한다. 하느님은 계시로써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듯이 말씀 하시고(출애33, 11: 요한15, 14~15)인간과 사귀시며 (바룩3, 33)당신과 공동체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 이와 같이 계시란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일종의 끊임없는 구원적 대화 혹은 담화요, 만남이다.
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내적 조명을 통해 인간을 비추어 주심으로서 자연적으로는 불가능한 자아의식의 창조적 변화를 체험하게 되며 이 사건을 하느님의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말할 때, 우리는 <계시>라 하고 인간 편에서 볼 때에 <신앙>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 측에서는 선의의 신뢰심을 가지고, 자유로운 지성과 의지의 온전한 순종을 통하여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신앙의 복종을 드려야한다(계시5).
신앙은 하느님께서 신비스런 진리를 알려 주시는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인격의 심충에서 나오는 결단으로써 신적 계시 말씀에 자아의 양도를 통해 이루어지는 인간이 응답이며, 하나의 만남의 성격을 띄고 위격과 위격의 결합을 통한 하느님께 대한 인식과 사랑을 내포하게 된다.
하느님의 자기 계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자유로운 말씀(부르심)과 그 말씀에 대한 인간의 자유로운 응답(신앙)으로 이루어지며, 하느님 계시 말씀의 전체적 성공과 의미는 대상 인격의 응답여하에 달려 있음을 볼 때에 상호위격적이다. 또한 계시는 인간의 인식능력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양상과 형태와 동급으로 여러 시대에 걸쳐 이루어 졌다(히브1, 1~3).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따르면 이 계시의 경륜은 상호간에 본연적으로 연결된 행적들과 말씀들로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구원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에 의해서 행해진 업적들은 말씀들로서 표시된 가르침과 일들을 나타내 주고 가르침과 일들을 나타내 주고 확인해주는 반면에, 말씀들은 업적들을 선포하고 그 업적들안에 담긴 신비를 밝혀주게 된다(계시2).
업적과 말씀을 통한 하느님과 인류사이의 구원적 대화요 만남인 신적계시는 자유로운 하느님께서 자유로운 인간에게 제시한 구원의 제안이며, 이 구원적 대화는 인간의 신격화를 목표로 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하나의 절대적 미래를 향하도록 해 놓았고, 이 미래는 계시된 하느님의 자아 통교 안에서 시작하여 창조물의 신격화로 완성될 것이다.
계시는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지식이나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당신과 친교를 나누도록 초대하시고 또한 그들을 그 친교 안에 받아들이기 위함이었다. 그러므로 신적계시의 최종목표는 인간의 구원(지복직관, 인간의 신격화, 부활과 영생)이다. 언젠가 우리는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볼 때에 하느님의 신비를 온전히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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