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중 다행히도 자서전은 그의 생전인 74년 11월 25일「뉴욕」맥밀란 출판사에서 간행됐다. 3백41페이지로 11개국어로 번역된 자서전에서 민첸티 경은 그의 유아시절, 사제 및 주교로서의 초기시절, 1945년 9월 16일「에즈테르곰」대교구장 및 항가리수좌로 임명되던 날 등을 짧게 서술한 후 항가리 공산치하에서의 교회박해상 그의 체포 공개재판 옥중생활 1956년 항가리 의거때의 자유의 몇일 그리고 러시아 탱크 입성때 자신의 미국대사관 피난 등을 상세히 적고있다.
1948년 12월 그는 자신이 체포당할 것을 미리알고 그 준비상황을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 나는 가장 오래되고 다 떨어진 수단을 입고 내 주교 반지들 가운데 제일 수수한 것을 끼고 가장 평범한 십자가 목걸이를 골랐다. 내 생각은 공산주의자들이 나를 잡아갈때 그들은 이처럼 값싼 물건들만 빼앗아 가리라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또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수사가 11월에 보내준 한 장의 그림을 챙겼다. 그것은 가시관을 쓰신 그리스도의 초상으로 거기에는「진 자는 곧 승자」라는 글이 씌여 있었다』그는 이 그림을 재판받을때로부터 서방에 망명할때까지 계속 지니고 다녔다.
구류 중 심문전의 상태에 대해『4주간 구금돼 있는 동안 나는 혼미상태에서 지냈다.
그때의 상황은 내 척추와 몸의 중요부분들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까지 나는 그 당시 내가 구타당했는지의 여부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4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때 내 몸 전체에 가해진 고통스런 경련으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음은 사실이다』고 괴로웠던 지난날들을 회상했다.
온갖 시련과 고통으로 점철된 민첸티 경의 생애는 1944년 그가 당시 항가리의 수좌 유스띠니안 세례디 추기경으로 부터 주교서품을 받을때 세례디 경이 그에게 말한 예언과 이듬해 10월 민첸티 경이 항가리 수좌로 착좌할때 선언한 예언에서 비롯됐다.
세례디 경은『아무도 여하한 폭력이나 감언으로도 당신에게서 진리를 박탈하지 못할 것이며 당신은 절대로 악을 위해 선을 팔지도, 악한 것을 선한 것으로 보지도 않을 것이다.
더더욱 당신은 어두움을 빛으로 빛을 어두움으로 부르지 않으리라』고 했고 민첸티 경은『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과 우리의 어머니신 마리아의 도움으로 나는 우리 국민의 양심과 울부짖는 소리의 대변인이 되려한다』고 서약했었다.
그의 생전 혹은 사후에 많은 사람들은 그의 탁월한 신앙심과 애국심 그리고 사랑과 형제애에 가득찬 목자의 표양을 널리 칭송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이며「신시네티」대교구장인 요셉 버나딘 대주교는 그를 가리켜『애국심과 종교적 위탁의 표본으로 우리세대에 가장 기억될 만한 인물중의 한 분』이라고 했고 서독 주교단은『모든 형태의 폭력에 항거하는 상징으로서 그의 삶은 전적으로 신앙에 산 사람이 나타낼 수 있는 에너지의 표징』이라고 했다.
그의 사후 영국「웨스트민 교구」대교구장 죤 히난 추기경은『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신앙의 증거자』로 그를 일컬었고 교황은『신앙에 열성적이며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졌으나 자신의 의무 혹은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부동적』이었음을 회고했다.
83년 이란 생애 가운데 그는 6년반을 공산당 감옥에서 1년간을 자택에서 보호감금으로 15년을「부다페스트」의 미대사관서 자진영어의 몸으로 그리고 3년반을 낯선 타국의 망명생활로 보냈다. 3년반의 망명생활중 15개월간은「에즈테르곰」대교구장직 및 항가리 수좌직을 박탈당한채 보내야만 했다.
자서전 맨 마지막에서 그는 자기의 직책 파면에 대해『이것은 내가 74년 2월 6일에 한 말이다. 아무것도 더 할 말이 없다. 그것은 나의 마지막 인생길에 내게 인사하려 기다리는 완전하고 또 절대적인 추방임을 알게됐다』고 말하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그는 한많은 세상을 하직했다. 그토록 조국 항가리와 양들 곁을 떠나지 않겠다든 목자는 끝내 쫓겨나 이국땅에서 쓸쓸히 죽어갔다.
비록 목자는 갔지만 그의 영과 보살핌은 더욱 양들과 가까이 있으리라. 결코 그의 죽음이 헛된것이 아니었기에 우리 함께 오늘도 공산압정에서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형제들을 위해 민첸티 추기경께 도움을 청해야 할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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