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쇄신의 기운은 많은 이들에게 교회의 현대적 모습에 관심을 갖게하며 새로운 전례음악 작품의 속출 역시 이러한 교회의식의 꼴을 알게 모르게 형성해가고 있다. 한국 가톨릭은 비록 교회음악의 긴 역사를 갖지 못하고 있으나 공의회 이후의 세찬 물결이 불러일으킨 서구사회의 새로운 지침은 우리로서도 결코 무관심할 수 없는 긴박한 문제점들을 지니고 있다. 차제에 본보는 현재 「빠리」에서 수학하고 있는 손상오 신부를 통해「전례기능에 있어서의 음악」즉 제2차「바티깐」공의회를 전후한 전례음악의 변천단계와 그 문제점들을 알아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신앙의 언어란 하느님 메시지의 성실하고 정확한 전달을 위한 생동하는 언어이다. 그것은 시대의 급격한 변화와 진보에 결코 무관할 수 없는 살아있는 언어이다. 옛 교리교수법이 현대화하고 전례가 쇄신되는 것은 이 하나의 이유만으로서도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융만이 예기했듯이 1963년 12월 4일「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의 발표와 함께 가톨릭교회 전례는 새로운 시대로 돌입했다. 절대불변의 상대로 여겨지던 전례요소들이 놀랄만큼 다양하게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교회음악의 혁신도 이와 마찬가지로 시작되었다. 실제에 있어 전례와는 달리 시대의 조건과 필요성에의 적응에 예민했던 교회음악은 오랜시대의 기호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천되어 왔었다. 그러나 제2차「바티깐」공의회의 전례쇄신의 기운과 함께 전례음악은 새로운 차원에서 바라보게 되었으며 그것은 분명히 음악창작에 있어 방향전환의 계기를 이루게 했다. 말하자면 어느때보다 크게 부각된 전례기능상 말씀의 비중이 음악창작의 원칙적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즉 전례에 있어 온갖 상징적 표현들-예를 들면 건축, 조명, 장식 및 각종 전례행위와 제스츄어 등-이다. 중요하지만 특히 전례서를 중심으로 한 말씀의 표현은 음악적 표현을 통해 성식화되고 말씀의 뜻을 살찌우기 위한 음악적 표현의 강조는 필연적으로 말씀(산언어)과 음악의 상호관계에 관한 깊은 연구를 요구하게 되었다. 음악의 언어 기능상의 문제는 음악사상 항상 문제되어 왔지만 16C부터 본격화된 기악의 전례에의 대량도입과 거대한 음악작품의 전례에의 사용은 전례기능을 위축 또는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따라서 전례기능에 있어서의 음악의 역할에 대한 재고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1, 전례음악 작곡상 항상 고려돼야 할 불변적 두 요소㉮텍스트(전례서 기도서 성무일도 기타 각종 교회 의식서)의 효율적 음악화.
1903년 삐오 10세에 의해 발표된 자의교서「TRALE SOLLECITUDINI」와 1928년 삐오 11세에 의해 발표된 사도적교서「DIVINI CULTUS」는 전례음악의 기본지침으로서 오늘까지 여러 교황들에 의해 수차 확인되어 왔고 이번 공의회에서도 재확인되었다.
중요한 것은 전례에 있어서의 음악은 말씀과 결부된 표현양식에 있어 다른 모든 예술적 표현양식보다 우월하지만「전례의 겸손한 여종」으로서의 봉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계시의 효과적 전달, 복음의 현대적 표현을 위한 전례의 전체적 부분적 기능 검토와 말씀의 효과적 표현을 위한 다양한 방법 모색 등 근복적인 문제에서부터 출발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례기능상의 문제를 원천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음악부문에 있어서도 전례서의 모국어 사용에 따른 전례서 작성상의 음 악적 문제와 아울러 모국어의 언어학적 음악적 연구(음율학) 지역적 문화적 특이성과 고유성의 개발 성악과 기악의 고유역할과 상호관계 등 많은 당면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러나 어쨌든 전례기능에 적합한 말씀의 음악적 표현탐구라는 기본성은 변함없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전례서의 변경과 모국어의 사용에 따른 새로운 차원의 문제성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전통 교회음악의 모델로서의 그레고리안
교회음악의 전통유산으로서 중시되었던 그레고리안이 전례서의 개정 모국어의 상용과 더불어 마치 전시대의 유물처럼 생각되기 쉬우나 교회음악의 특징적 요소들을 지닌 그 원천적 요소로서 계속 보호 육성되고 연구되어야 함은 변함없는 원칙으로 남았다. 다만 그것은 매우 광범위한 재탐구 과정에 머물고 있으며 단순한 멜로디의 모방이나 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멜로디나 선법상의 특징을 살리고 연구하여 우리 시대의 새로운 그레고리안의 창작에까지 이르러야 그 참된 의미를 찾게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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